수원시는 성추행 문인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지난 2월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은 <황해문학> 2017년 겨울호에 발표한 시 ‘괴물’을 통해 문단내 성폭력을 고발했다. 이후 En선생이라고 표현된 가해자는 노벨문학상후보로 거론된 고은 시은으로 밝혀졌다. 최시인은 문단내 성폭력은 오래전부터 만연해있었으며 선배문인들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는 경우엔 엄청난 불이익으로 문학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퇴출까지 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전반에 걸쳐 그 동안 숨겨져 왔던 추악한 현실이 '미투‘운동을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검찰내 성폭력, 영화계내 성폭력과 이번 폭로로 알려진 문단내 성폭력은 핵심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여성단체는 문단내 성추행이 공공연하게 있으며 더 많은 성폭력 가해가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

인문학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는 지난 2013년 인문학의 대부로 고은시인 모시기에 나섰고 상수원보호구역내에 집을 마련해 주었다. 수원시는 문학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은재단과 함께 고은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 고은시인 등단 6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수원시는 2010년 2015년 두차례에 거쳐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었고, 올해 1월 여성정책과 관련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우수한 여성친화정책으로 수상을 했다는 수원시가 성폭력 가해자인 고은시인과 관련된 문학관 건립 등 기존계획을 원래대로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해자로 알려진 고은시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30여년 전 출판사 송년회에서 술을 마시고 격려하느라 손목도 잡은 것 같다.’며 본인이 한 일을 인정했고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현재 기준으로 희롱으로 규정 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고 했다. 피해자는 진정어린 사과를 바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공연히 자행된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해야한다.

우리 여성단체는 상습적 성추행을 단순히 의도가 없었다는 말로 모면하려고 하는 가해자의 태도에 분노한다. 수원시는 사태의 엄혹함을 제대로 인지하고 시민의 혈세로 지원되는 고은시인에 대한 모든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18년 2월 9일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수원여성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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