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지원 평생교육시설서 영상제작 배운 장애인들 참여

▲ 경전철역사 촬영현장

[용인=광교신문] 용인시는 중증장애인들이 평생교육시설에서 영상제작과정을 배운 뒤 6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영상제작과정을 배운 곳은 용인시가 지원하는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인 기흥구 마북동 ‘우리동네평생교육학교’다.

20∼40대 남녀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 5월부터 두달동안 자신들이 배운 것을 토대로 단편영화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하고 지난달 제작에 돌입했다.

제작에 참여한 장애인은 모두 6명. 남자 주인공에 최우준씨(39.뇌병변장애1급), 시나리오 작성에 이한진씨(26.뇌병변장애1급), 감독보조 김호중씨(32.하지기능장애1급), 메이킹 필름 제작 김선봉씨(49.지체장애1급) 등이 각각 역할을 맡았고, 이진영씨(25.지적장애 1급)와 김민진씨(22.뇌병변장애3급)는 각각 스텝보조를 했다.

감독은 이들에게 영상제작의 이론과 실습과정, 촬영과 연출 등을 가르친 영화감독 김종민씨가 나섰고, 촬영전문가와 여배우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경전철 안과 역사, 카페에서 촬영을 했으며 제작기간은 두 주일이 걸렸다.

영화 제목은 ‘하고 싶은 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청년이 카페에서 일하는 예쁜 여종업원에게 한 마디의 말을 건네는 과정을 담은 스토리다. 몸이 뒤틀리고 발음이 잘되지 않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청년이 하고 싶은 단 한마디의 말을 위해 연습하고 노력하고 좌절하기도 한다는 내용이다.

남자주인공을 맡은 최우준씨는 “한 장면 한 장면 만드는 게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재밌고 보람 있었다”며 “하고픈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출하는 게 너무 신기해서 영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촬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여주인공에게 다가가는 장면을 찍는 롱테이크씬 촬영이 거의 끝나가는 순간에 촬영이 마무리된 것으로 착각한 활동보조 도우미가 내게 서둘러 다가오는 바람에 완전히 NG가 났던 순간”이라며 웃었다.

시나리오를 만든 이한진씨는 “수강생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영화의 소재를 함께 찾아가는 방식으로 시나리오작업을 했기 때문에 모두 함께 만든 영화”라며 “영화를 만들면서 친밀해진 것도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감독을 맡은 김종민씨는 “장애인들이 이성에 대해 갖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코믹하게 또는 안타깝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노력하는 청년 장애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놀라운 열의와 몰입을 보여줬다”며 “작품을 장애인영화제에 출품하고 평생학습 발표회 등 각종 행사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영화는 오는 21일 오후 3시 ‘우리동네평생교육학교’에서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관내 장애인평생교육시설과 비영리장애인단체를 대상으로 성인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장애인들이 배운 것을 토대로 손수 영화를 만들어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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