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철도 공공성 강화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의 통합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 국정기획자문위는 철도통합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정부는 조기에 실행해야 –

1. 지난 2017년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자 당시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이에 전국 213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당시에 밝힌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야한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선정하는 국정과제에 포함하고 임기 초에 강력히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2.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발언이 아닌 철도산업에 대한 일관된 원칙과 입장을 견지하면서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야 한다고 답변하였고, 정책협약을 하였다.

2.1 문재인 후보는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의 운영위 단체인 <경실련>이 질의한 정책답변(‘17.4.14)에서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야 한다고 찬성하면서 그 이유로 ① 시너지효과 못 내고 (선로사용료, 역세권개발 등) 기관간 갈등만 양산, ② 시설관리-유지보수 분리에 따른 사고 증가 등 철도안전 위협, ③ 유럽 각국이 규모의경제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하여 통합으로 가고 있는 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통합이 불가피, ④ 선진국과 기술격차 심화로 통합으로 돌파구 마련을 기대한다고 하였다.

2.2 문재인 후보는 5월 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의 ‘대선승리 노동존중 정책연대 협약(정책협약 12대과제에 대한 이행협약. 1-5)’에서 “철도공사와 철도공단을 통합하여 양 기관의 유사중복업무에 따른 재정낭비를 해소 한다”고 정책협약을 하였다. 그리고 같은 날 전국철도노동조합과의 정책협약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철도노조는 철도 공공성의 가치를 공유한다. 철도가 국민경제와 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쟁체제란 이름아래 진행된 철도 민영화 정책을 반대한다. 남북철도 복원 및 대륙철도 연결을 통한 평화와 화해, 소통의 기초를 마련하는 한편, 철도르네상스를 위해 법, 제도 개혁을 통해 철도 발전의 기틀을 바로 세운다.”고 정책협약을 하였다.

2.3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공약집(p146)에서는 “철도공공성 강화, 세계3위 고속철 육성 등 철의 실크로드에 대비-녹색교통인 철도의 비중 확대, 공공성을 강화하여 국민부담 경감 추진, 세계 3위권 고속철기술 및 부품 산업 경쟁력 확보,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 실행 노력으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조기 가입추진, 남북철도연결사업 추진, 한-러, 한-중협력 강화” 등을 약속하였다.

2.4 철도교통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 “철도의 공공성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현 경쟁체제의 장단점을 검토해 경쟁도입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하였다. 김 내정자의 철도에 대한 인식은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의 통합을 포함한 철도산업의 공공성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 철도 민영화와 철도기관(철도공사-상부-운영부문, 철도시설공단-하부-시설부문)의 분리는 1987년 김영삼 정부가 초래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외화자금 공여의 조건으로 요구한 공기업과 공공부문의 민영화 요구를 수용하면서 시작되었다.

3.1 김영삼 정부가 초래한 1997년 외환위기 발생으로 인해 1998년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국가위기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하여 IMF의 외화자금을 필요로 하였다. 그러나 IMF는 당시 세계 흐름이었던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및 탈규제, 공기업과 공공분야의 민영화, 자유무역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압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김대중 정부는 IMF가 외화자금 공여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공공부문과 공기업의 민영화 요구를 불가피하게 수용하면서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철도공사 등의 민영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3.2 2003년 출범한 참여정부는 IMF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조건에서 추진되고 있었던 철도운영부문의 민영화를 폐기하고 공공성을 확보를 위한 공사화로 정책을 변경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철도기관의 상하분리가 추진되었다(‘04년 한국철도시설공단, ’05년 한국철도공사 출범)

3.3 그러나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 “철도민영화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내부적으로는 ‘민영화 계획을 수립(철도산업선진화 방안, ‘08)’하고 추진하였으며, ‘수서발KTX 민간개방’을 선언(‘11.12)하면서 철도 민영화를 공식화하였다. 이에 국민, 시민단체, 철도노조 등이 정부의 투명한 철도 정책수립과 집행을 요구하고 민영화 추진을 반대를 하였고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변명하였다. 하지만 국민들 51.7%는 정부의 철도정책은 민영화(아니다 33%), 국민들 67%는 민영화에 반대(찬성 29%)하였으며, 국민들 91.2%는 정부가 철도발전 비전과 공공성 강화 대책 마련 후 국민들 동의하에 추진할 것으로 요구하였다.(경실련-한길리서치, 2015. 5) 이러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정부의 전면적이고 신속하게 추진하려 했던 철도 민영화는 주춤하게 되었다.

3.4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철도 민영화정책이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 막히자 우회적인 민영화를 추진하였다. 박근혜 후보는 제18대 대선 당시 철도노조의 정책질의에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래 남북 대륙철도 연결, 해외시장 진출, 철도의 공공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중장기 청사진이 먼저 결정되어야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철도․가스․공항․항만․방송 등 국가 기간망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나 동의 없는 민영화는 반대하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답변하였다. 하지만 정부 출범 후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다”면서 수서발KTX(SR)를 철도공사의 출자회사로 설립하고 면허를 발급하는 등 우회적인 민영화를 추진하였다. 그리고 국토부는 ㈜SR의 대주주인 철도공사에게 ‘SR에 대한 ‘출자회사 관리지침 적용배제’를 지시(‘14.2)하였으며, ㈜SRT의 상호 승차권판매, 수수료, 차량임대료 등 철도운영의 핵심적 요소들을 국토부가 결정하면서 민영화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또한 ’16년 12월 개통된 ㈜SR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아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도록 하였고 철도 관제시스템, 유지․보수의 외주화 등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치밀하게 민영화를 추진하였다.

4. 2008년 이후 정부의 철도민영화가 추진된 지난 10년간 철도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정부 정책은 신뢰를 상실하였으며, 사회갈등은 증폭되었다.

4.1 국민들은 정부의 철도정책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다. 국민들의 동의 없이 강행했던 ‘4대강 살리기사업’이 지금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듯이 정부가 철도정책을 경쟁체제 도입이라 주장 하지만 민영화로 받아들이고 있을 만큼 부정적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부가 철도개혁을 하려면 철도발전비전과 공공성 강화 대책을 마련한 후 국민 동의하에 추진해야한다(91.2%)고 요구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여당 50명, 야당 50명) 조차 65%가 “철도산업 발전방안은 철도 민영화 정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매일노동뉴스-서던포스트 조사, 2013.11) 그리고 철도노동자들도 정부의 민영화 추진을 반대하는 파업을 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130여명의 해고자들이 발생하였으나 아직도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4.2 철도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비효율과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다.
① 참여정부가 철도 민영화를 폐기하고 공공성 확보를 위해 철도청에서 철도공사(운영/상부)와 철도시설공단(시설/하부)으로 분리했던 목적은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철도산업 육성이었다. 최근 세계 철도선진국의 정책은 상하분리가 아닌 상하통합체제를 구축하여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자국의 경제에 기여토록 변화하고 있다. 과거 유럽의 철도정책은 상하분리 및 민영화가 철도산업에 적합한 구조라고 여겼으나 실제로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고비용이 요구되면서 재검토하면서 통합체제로 경쟁력을 갖추려 전환하고 있다. 년 230조원의 세계철도시장을 주도하는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모두 시설과 운영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은 지주회사(DB) 산하 운영부문 지주회사를 DB로 통합(’16), 프랑스는 ’97년 시설-운영 분리 후 부작용에 따라 SNCF그룹으로 재통합(’15), 스페인은 EU의 시장개방 정책에 대비하여 운영과 시설 재통합 추진 발표(’16), 중국은 세계고속차량 시장 1, 2위였던 북차(CNR)와 남차(CSR)를 중차(CRRC)로 통합(’15)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의 철도정책 흐름에 역행하는 상하분리의 유지와 민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 기술개발도 뒤처지고 경쟁력도 저하되어 변방국으로 전락하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속철도 건설ㆍ운영ㆍ차량기술 보유국임에도 상하분리 후 13년간 철도공사ㆍ철도공단이 대규모 해외 사업수주경쟁에서 한건도 수주하지 못하였다. 만약 세계 철도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미국, 중국, 러시아처럼 철도건설과 운영ㆍ유지보수를 하나의 그룹(기관)에서 수행하면서 해외사업에 진출한다면 시설과 운영의 통합된 전략 및 운영ㆍ건설 기술과 노하우가 합쳐진 경쟁력 향상으로 해외사업을 수주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사업 수주는 그동안 정부와 철도기관들이 적자해결을 위해 요금의 조절로만 해결하려는 방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부채 해결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세계3위 고속철 육성과 남북철도연결사업 추진, 한-러, 한-중 협력 강화 등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분리된 상하분리체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상하통합으로 강력한 추진기관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

② 철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철도청에서 철도공사(운영_상부)와 철도시설공단(시설_하부)으로 분리했던 목적은 비효율 극복이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추진된 상하분리정책의 결과는 비효율 지속과 기술 경쟁력의 저하였다. 철도는 선로와 노반, 역, 차량 등을 연관하여 체계화하는 시스템임에도 상하가 단절된 체제로 인해 건설과 운영, 유지보수, 관제의 주체가 각각 달라 R&D 역량이 분산되고, 기술력 극대화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도기술 수준(‘15)은 독일(100) > 일본(99.9) > 프랑스(97.3) > 미국(86.0) > 한국(83.1)에 불과하며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특히, 상부-하부기관분리는 정보 이원화, 건설-운영간 인터페이스 단절 등을 초래하고 기술간 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대응력의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 또한 양 기관으로 분리됨으로 인해 해외사업, 시설관리, 부대사업, 경영지원, 자산관리, R&D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기능과 인력의 중복으로 연간 수천억 원의 예산의 낭비가 추정되고 있다.

③ 뒤틀린 철도정책으로 지역적 차별과 불평등이 제도화되었다. 철도는 대표적인 지역독점산업이다. 국토부가 수서고속철도(SR)의 성과를 요금 10% 인하와 승객 증가를 홍보하고 있으나 사실은 지역적 차별과 불평등이다. 강남의 ㈜SR을 이용하는 이유는 서비스ㆍ요금차별이 아닌 역까지의 접근 편의성이 88.1%(출발지ㆍ목적지까지 소요시간 45.5%, 출발지ㆍ목적지까지의 연계교통수단 38.1%, 역까지 교통비 4.5%, 한국교통연구원, ’17.1)를 차지하고, SRT 이용고객의 약 80%가 강남권 지역 주민(강남구 34%, 송파구 23.2%, 성남시 10.4%, 서초구 8.2%, 강동구 4.0%이다(코레일 조사, ’16.12). 이는 민영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SR 요금을 10% 인하로 결정(’13.6, 철도산업위원회 의결)하면서 강남권 주민들은 강북의 주민들 보다 10%인하된 요금 혜택을 받고 있는 불평등이 제도화 되었다.

5.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은 철도산업의 위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야 한다는 공약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임기 초부터 적극 이행 할 것을 촉구한다.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답변에서 밝힌, 현재의 상하분리 시스템이 시너지효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선로사용료, 역세권개발 등으로 기관 간 갈등만 양산하고, 시설관리-유지보수 분리에 따른 사고 증가 등으로 철도안전이 위협받고, 유럽 각국이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하여 통합으로 가고 있는 흐름에 부응하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통합체제로 개편이 불가피하고,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극복과 해외철도시장에서의 경쟁할 수 있는 산업 육성의 필요 등의 평가와 비전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부가 현재의 ‘철도의 공공성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면 철도교통은 이용자 중심의 공공서비스로서의 역할은 물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7년 6월 20일

철도공공성시민모임

(운영위단체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이 게시물은 시민단체 '경실련'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게재하고 있으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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