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 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 "장기적 관심-투자 필요한 때"

[용인=광교신문] 광교신문과 국민경제신문 공동기획으로 지난 21일 김 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을 만났다. 용인시축구센터의 성과와 주력사업, 향후 비전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김 호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 국내외를 오가며 녹색 그라운드를 호령했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한국 축구계의 전설이다. 

그의 머리엔 서릿발 같은 은빛 성상이 내렸다. 내내 인자하고 격 없는 어투로 상대에게  감탄을 자아내는 인문학적 식견에 불굴의 카리스마스는 함께 빛을 발한다.

그는 지난 21일 인터뷰를 통해 "축구도 결국은 한사람의 인성과 인간을 성장시키는 또 다른 휴머니티의 완성"임을 강조했다.

기본과 원칙의 범주 내에서 모든 요소와 가능성이 시작돼야 한다는 확고한 축구철학에서 내일의 용인축구, 더 나가 한국축구의 비전을 조망하게 된다. 이하 인터뷰 전문.

▲ 김 호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사진)은 지난 21일 인터뷰를 통해 "축구도 결국은 한사람의 인성과 인간을 성장시키는 또 다른 휴머니티의 완성"임을 강조했다.

- 용인시축구센터 창립 후 그간의 성과를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

현재 축구센터는 고등부 신갈고등학교와 중등부 용인FC원삼, 용인FC백암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2년도까지 고등부 백암고등학교도 운영을 하였으나 학교 사정으로 현재는 1개 팀만 운영하고 있으며, 중등부는 2014년도 학원 팀에서 클럽 팀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축구센터는 축구선수를 육성하는 전문교육기관입니다. 지난 10여년간 배출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석현준, 김진수, 김보경 등 국가대표 선수를 10여명이나 배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국가대표 선수는 한 팀에서 1명을 배출하기도 어려운데 축구센터는 10명이나 배출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사관학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고 배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하는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신갈고등학교가 2011년 전국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울산현대 프로축구단 유스 팀인 울산현대고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비롯하여 전국대회에서 26회나 정상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하였습니다. 특히, 고등부 춘계 연맹전에서 3연패한 성적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전설적인 기록입니다.

축구센터는 이러한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교육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선발 시스템 구축으로 축구인재를 발굴하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도입과 육성으로 핵심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네덜란드 아약스, 스페인 헤타페, 일본 빗셀 고베 등 해외 명문 클럽 팀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8월에도 신갈고등학교가 유럽에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김 호 총감독의 머리엔 서릿발 같은 은빛 성상이 내렸다. 내내 인자하고 격 없는 어투로 상대에게  감탄을 자아내는 인문학적 소양에 불굴의 카리스마스는 함께 빛을 발한다.

- 지역 내 용인시민의 센터 시설 이용의 접근성 향상 계획과 시민의 열린 공간으로써 기획된 행사 계획이 있으신지.

축구센터는 용인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더불어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천하고자 축구 클리닉 재능기부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내 시민들을 대상으로 축구경기 규칙과 운동처방 트레이닝 특강, 찾아가는 축구 클리닉 재능기부 제도가 있습니다. 축구센터 소속 코치, 의무 트레이너 및 전문분야 직원으로부터 체계화 된 축구 기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용인시 생활 체육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축구 클리닉 재능기부 활동은 초등학교와 줌마렐라 축구단에서 좋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축구 클리닉 재능기부 행사는 축구센터 접근이 용이하지 못한 학교로 찾아가는 클리닉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시민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열린 행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 만해도 15건의 재능기부 행사를 통해 많은 시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축구센터에는 축구전시관이 있어 초등학교,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생들의 체험학습 현장으로도 환영받고 있습니다. 전시관과 푸른 천연잔디 구장에서 재미있게 뛰어놀며, 축구센터 코치가 즐거운 축구경험을 선사함으로써 건강증진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5년부터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이 축구센터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줌마렐라 축구 선수단이 찾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여 축구센터가 시민들의 건강증진의 장이 되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2015년은 메르스 여파로 많은 시민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금년에는 용인시 및 각 읍면동 단체에 홍보를 통해 행사를 확대하여 운영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김 호 총감독은 이날 용인시에도 프로축구단이 창단된다면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축구를 배운 청소년들이 다른 어느 팀보다 용인FC 프로축구단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가 높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겠냐고 강조. 그에 따르면 용인축구센터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 지역 내 청소년 축구 인프라의 장기적 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현실에서 축구센터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발전방안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축구 클리닉 재능기부 행사를 확대하여 진행할 계획이며, 용인시와 축구센터가 연계하여 다양한 체육교육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축구선수로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축구센터 지도자로부터 테스트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속마음은 답답합니다. 물론 이러한 요청을 하는 학부모들은 대개 비슷한 입장입니다. 아이들은 축구선수가 되기를 원하고 있고 부모들은 그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축구가 좋아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지만 축구선수가 된다는 것은 곧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고, 선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저에게 요청하는 것이지요.

대한축구협회는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을 위해 학기 중에 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학교 축구팀에서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단 엘리트 선수로 등록되면 일반 학생처럼 학업을 병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축구센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지덕체를 겸비한 축구인재 육성을 위해 클럽 팀으로 전환하여 학교 수업과 방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하여 원어민 영어교사를 초빙하여 교육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을 위해 축구센터가 선도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소화해내기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에 함께 나서 공부하며 즐기는 축구문화 창출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인시 재정 적자가 심한 상황에서 축구교실에 투자하는 것이 무리인 듯싶으나 지역 청소년 축구 인프라 확장은 장기적인 투자의 대상으로 봐야 합니다. 유럽의 경우, 클럽의 축구 아카데미는 선수 육성과 즐기는 축구의 보급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 원하는 청소년은 일정 회비를 내고 축구를 배우고 훈련하여 경기에 참여하게 됩니다.

청소년 시절 축구를 경험했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면 팬이 되어 축구장을 찾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축구교실이나 아카데미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만약 용인시에도 프로축구단이 창단된다면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축구를 배운 청소년들이 다른 어느 팀보다 용인FC 프로축구단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가 높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우리 축구센터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취재 : 광교신문 지용진, 국민경제신문 류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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