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참된 지방자치로 거듭나야 지방이 살고 나라가 산다.

▲ 원혜영 의원은 "더 이상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자치의 현실적 과제를 방관할 수 없다. 더 이상 기약없이 기초단위 지방자치선거의 방황을 좌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 선거가 부활했을 때부터 정당공천 여부가 논란 거리였다. 2002년 선거까지 4차례의 선거에서 시, 군, 구 의원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이 금지되었다. 2006년 선거를 앞두고 당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협상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이 제시한 기초선거 ‘중선거구제’와 한나라당이 제시한 ‘유급제’가 채택되었고, 두 당의 합의로 ‘정당공천제’가 채택되었다.

정당공천제 채택은 2003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힘입어, 지방정치를 중앙-정당정치의 영향력 하에 두려는 국회의원과 정당 사이의 상호작용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정당공천의 문제점은 극복되지 못했다. 우선 지방자치 최고의 과제인 지방의 자주성 확보문제는 중앙정치 예속화로 말미암아 지체되었다. 더불어 중앙정치의 낡은 정치문화 즉 공천과정의 부패나 지역주의 정치가 전이되면서 지방정치는 더욱더 낡은 정치지대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주요 후보들은 한결 같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걸었다. 지역주의 정치구도가 해소될 때까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지역선거구의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되 여성이나 장애인의 경우 정당 투표를 통한 비례대표 몫으로 일정부분 할당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야 합의로 설치된 국회 정치쇄신 특별위원회에서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사실상 해산상태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론으로 폐지를 결정했고 입법안을 준비했으나, 아직도 새누리당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폐지 의견을 반대하거나 청와대 눈치를 살피면서 아무런 결론이 없다.

이미 국민들의 60-70%가 폐지하는 것을 찬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공천의 유지를 바라는 세력과 폐지를 바라는 세력이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선거가 7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도 아무런 결론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자치의 주체들이 방황하고 있다.

확실하게 정당공천제를 폐지함으로써 기초단위 지방자치가 생활정치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당의 경계를 넘어선 좋은 풀뿌리 생활정치지도자가 많아질 것이고 지방의 자주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분권의 흐름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행동이 필요하다. 더 이상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자치의 현실적 과제를 방관할 수 없다. 더 이상 기약없이 기초단위 지방자치선거의 방황을 좌시할 수도 없다. 민주당은 전당원투표라는 최고의 결의수준을 통해 당론을 확정했다. 이제 새누리당이 행동할 때다. 박근혜대통령에게 기초단위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실천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신뢰가 만사의 기본이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실천해주길 바란다.


2013년 11월 17일
국회의원 원 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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