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마로니에 공원서...개막작엔 게이들의 이야기 ‘종로의 기적’ 선정


제15회 서울인권영화제가 19일부터 22일까지 총 4일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다.

‘나와 당신의 거리’라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되는 이번 인권영화제는 ‘차별_저항_거리’ ‘자본_노동_거리’ ‘핵_평화_거리’ ‘민주_주의_거리’ 등 네 섹션을 통해 해외작 11편, 국내작 총 11편을 포함해 총 3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인권영화제가 이번에도 역시 거리 상영을 선택한 이유는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다. 인권영화제 측은 “현재 한국에서는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영비법)’에 따라 비영리 영화라 하더라도 누구나 상영하고자 하는 모든 영화에 대해 강제적으로 사전에 국가 행정기관의 ‘추천’을 받거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데 영화진흥위원회의 ‘추천’제도는 사전검열로 작동할 수 있다”며 “추천 제도를 없애기 위해 영비법에 따른 처벌에 대한 부담을 안고 2007년부터 거리에서 인권영화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개막작과 폐막작은 각각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과 리드테아드 오 돔네일 감독의 ‘파이프’로 선정됐다. ‘종로의 기적’은 종로 낙원동을 배경으로 한 네 게이들의 삶을 통해 동성애자의 기적 같은 커밍아웃을 담은 영화로, 인권영화제 사무국은 “차별에 대해서, 특히 성소수자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함께 볼만한 좋은 작품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인권영화제 측은 “‘게이감독이 만든 게이들의 이야기’를 개막작으로 당당히 상영함으로써 차별에 반대하고 올바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에 연대하고자 한다”며 “개막식에 참석하고 개막작을 보는 사람들이 ‘차별’에 대해 한 번 더 깊고 넓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개막작 ‘종로의 기적’에 출연하는 ‘지보이스(G_Voice)’의 라이브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폐막작 ‘파이프’는 송유관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생계 수단 상실을 막기 위해 석유개발 기업과 아일랜드 정부에 맞서는 로스포트 지역 어촌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96년 영국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돈과 권력으로 무장한 골리앗을 상대로 싸우는 주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5회 인권영화제에서는 배우이자 극단의 연출가로 4월 4일 사망하기까지 팔레스타인의 자유과 평화를 위해 싸웠던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 감독을 추모하는 상영회도 진행된다. 이번에 재상영되는 작품은 그의 첫 연출작인 ‘아나의 아이들’로 19일 낮 12시에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인권영화제가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보를 위해 차별의 대상이 된 정치적 소수자들 또는 활동가들이 직접 만든 영상물을 선정하여 상영하는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청소년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작품 4편과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강의 실상과 강을 타고 흐르는 생명의 절규를 기록한 ‘강(江), 원래 프로젝트’ 작품 4편을 상영한다.

인권영화제의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되며 장애인 접근권 확보를 위해 영화제 기간 내내 활동보조인이 배치된다. 영화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sarangbanb.or.kr/hrfilm, http://blog.naver.com/hrfilms)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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