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교육기관 물건수 3년새 6배 증가

높은 교육열로 불경기를 모르던 교육기관들 마저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교육기관 물건수가 3년새 6배나 증가했다고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이 밝혔다.

한때는 들끓는 교육열로 경기와 무관하게 돈이 되는 업종으로 교육사업이 꼽혔지만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부모들이 사교육에도 지갑을 닫는데다 교육기관이 과잉공급 돼 경영악화를 못 견디고 경매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교육기관(상가 임대 학원이 아닌 건물 전체가 교육시설로 사용되는 물건) 물건수는 총 78건으로 2010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2009년 이전에는 10건 이하로 물건이 나오다가 2010년 13건, 2011년 37건, 2012년 69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70건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기관의 대표적인 경매물건을 살펴보면 어린이집과 기숙학원이 다수 경매로 나와 있다. 어린이집은 영유아 감소와 경기침체로 원생들이 감소해 경영난을 겪게 되면서 경매로 많이 나왔다.
 
   
   
▲ 오는 8월12일 경매를 앞두고 있는 암사동 감정가 9억원 어린이집과 광주 초월읍 신월리 감정가 160억원 기숙학원. (사진제공=지지옥션)
광주 북구 삼각동에 위치한 감정가 16억원이 넘는 어린이집이 경매로 나왔다. 전체 지하1층, 지상3층의 건물 1743.8㎡으로 대형 어린이집이다. 이 어린이집은 2년전 경매로 나와 낙찰 됐다가 재개원을 한지 1년 반 만에 다시 경매로 나왔다. 3번 유찰돼 최저가가 감정가의 44.8%까지 떨어진 후 지난 7월 4일 감정가 16억3027만원의 59%인 9억67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 어린이집 두곳도 경매로 나란히 나왔다. 소유자가 동일한 어린이집으로 감정가는 각각 14억6430만원(건물 193㎡), 9억6068만원(건물 791㎡)이다. 전자는 2층 전체를 사용하며 후자는 전체 5층 중 4개층을 어린이집으로 이용하고 있다. 8월 12일 첫 경매를 앞두고 있다.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유명기숙학원들도 속속 경매 매물로 나오고 있다. 기숙학원은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한적한 곳에 기숙시설과 학업시설을 갖춘 곳으로 매년 2월이면 입시에 실패하거나 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재수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었다. 이 때문에 경기도 광주시, 양평군, 이천시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불황의 된서리에 1년에 수천만원이 드는 기숙학원의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게 되면서 폐업하는 기숙학원이 속출해 결국 경매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4곳의 기숙학원이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만 385억원에 달한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경매되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 신월리에 위치한 K기숙학원의 감정가는 160억원이 넘는다. 4층으로 된 건물이 있으며 토지면적만 8511㎡이나 된다. 7월 8일 첫 경매에서 유찰 돼 오는 8월 12일 최저가 128억원에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이천 부발읍 송온리에 위치한 감정가 116억원의 J기숙학원은 9월 4일 경매를 앞두고 있으며 양평군 양서면 부용리에 위치한 감정가 61억원의 D기숙학원도 경매 진행 예정에 있다.
 
경매에 나와도 기숙학원은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입지가 좋지 않아 사겠다고 나서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을 거듭해 저가에 낙찰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도평리에 위치한 감정가48억원이 넘는 M기숙학원은 지난해 7월 처음 경매 나와 세번 유찰된 후 지난 2월 감정가의 60%인 29억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하유정 선임연구원은 “경매로 나온 교육기관은 경영악화를 견디다 못해 나온 물건으로 이미 폐업했거나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은 명도하기가 어렵고 기숙학원은 한적한 곳에 있다 보니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