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매물 없었지만 가격 하락 이어져

22일 발표예정이었던 부동산 대책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아파트 거래시장에서는 별다른 실망 움직임은 없었다. 정책 혼선에 대한 지적은 나왔지만 발표에 앞서 대책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많았던 탓인지 실망 매물이 늘거나 가격이 추가 급락하는 사태는 없었다. 그러나 수요 부재와 거래 부진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약세가 이어졌다.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금주 아파트 매매시장은 ▽신도시(-0.13%) ▽수도권(-0.10%) ▽서울(-0.07%) 순으로 하락했다. 신도시와 서울은 22주 연속, 수도권도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아파트 시장의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거래 현장에서는 신중하면서도 실효가 있는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하반기 중 기존 주택시장의 약세가 예상되고 입주시장과 미분양아파트를 포함한 분양시장의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적절하고 세심한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대다수 중개업소의 경우 단편적인 조치가 아니라 기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는 실질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기존 주택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 감면과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시기 조절 같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전세시장은 서울이 ▲0.03% 상승했다.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매물이 부족해 오름세를 보이는 지역이 조금씩 늘면서 하락세가 주춤했다. 반면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7%, -0.01%로 약세를 보였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새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인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

서울 매매시장은 ▽강동(-0.15%) ▽송파(-0.15%) ▽영등포(-0.14%) ▽관악(-0.13%) ▽양천(-0.13%) ▽노원(-0.10%) ▽강남(-0.08%) 순으로 하락했다. 강동구는 7월 초 시공사 선정 이후로 추가 매수세가 사라져 매물이 쌓이고 있는 둔촌주공2단지 72㎡, 82㎡가 2500만원 가량 내렸다. 송파구는 송파동 삼익아파트가 102㎡를 제외한 중대형 면적대 모두 1000만원~3000만원 정도 내렸다. 신천동 진주도 대형 면적인 181㎡이 7500만원 하락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아파트들은 대출 부담 우려, 2주택자 매물 처분 등의 이유로 급매물이 추가 출시되면서 하향 조정됐다. 삼부 아파트는 주요 주택형이 1500만원~3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반면 금주 ▲서초구(0.03%)는 소폭 상승했다. 반포주공1단지가 추진위 선출 등 가시화된 재건축사업의 기대감으로 반짝 오름세를 보였다. 72㎡, 105㎡가 2500만원씩 상승했다.

신도시에서는 인근 입주물량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일산이 ▽0.35% 하락했으며 ▽평촌(-0.14%) ▽중동(-0.10%) ▽분당(-0.07%)이 그 뒤를 이었다. 평촌은 호계동 목련우성5단지 75㎡, 79㎡가 1000만원씩 내렸다. 샘마을 아파트들은 중대형이 1500만원~3000만원 가량씩 내렸다.

수도권은 ▽동두천(-0.4%) ▽의왕(-0.37%) ▽과천(-0.28%) ▽광명(-0.25%) ▽남양주(-0.19%) ▽의정부(-0.19%) ▽용인(-0.18%) 순으로 내렸다. 서울이나 신도시에 비해 주간 하락폭이 컸다. 의왕시는 내손동 우미린아파트가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했다. 3500만원 하락한 168㎡은 최근 3개월간 소진되지 않는 매물도 있다. 과천시 부림동 주공8단지 89㎡는 급매물이 거래되며 1500만원 내렸다. 별양동 주공5단지나 부림동 주공7단지는 수요 실종으로 매물가격 추가 하향 조정이 이루어졌다. 광명시 역시 매수세 부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매물은 부족한 편으로 매매에서 전세 물건으로 전환해 거래되기도 했다.

[전세]

서울은 ▲강남(0.11%) ▲서초(0.11%) ▲성동(0.09%) ▲송파(0.06%) ▲구로(0.04%) 등이 올랐다. 전반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물이 부족한 곳은 거래가 간간히 이뤄지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은 인근 래미안그레이튼 가격에 영향을 받아 소폭 올랐다. 75㎡, 108㎡가 평균 750만원 상승했다. 성동구는 금호동1가 벽산, 성수동1가 장미 등이 강남권에서 옮겨온 수요로 인해 상승했다. 주로 중소형 면적이 상승했으며 벽산 아파트 78㎡~108㎡가 500만원씩 올랐고 장미 단지는 72㎡~102㎡가 750만원~1500만원 올랐다. 송파구에서는 가락동 극동, 삼환이 상승했고 잠실리센츠는 158㎡가 1000만원 상승했다.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이뤄졌고 출시되는 매물이 많지 않았다. 구로동 두산위브는 인근 가산/구로 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직장인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나타나며 가격이 올랐다. 전 주택형에 걸쳐 2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전셋값이 상승했다.

반면 여전히 새아파트 입주 물량의 영향을 받고 있는 ▽성북(-0.10%) ▽은평(-0.06%) 등은 약세를 이어갔다. ▽중구(-0.16%)도 상대적으로 입주년차가 오래된 중대형이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신도시는 ▽일산(-0.12%) ▽산본(-0.11%) ▽중동(-0.09%) ▽분당(-0.06%) 순으로 하락했다. 산본은 금정동 무궁화주공1단지가 소형 전세도 수요가 많지 않아 약세를 보였다. 79㎡ 이상 면적이 고루 상한가를 500만원씩 낮췄다.

수도권은 ▲시흥(0.16%) ▲화성(0.12%) ▲부천(0.08%) ▲안양(0.06%) ▲광명(0.05%) 순으로 올랐다. 시흥시는 월곶동 월곶1차풍림아이원 등에 수요가 간간이 이어지며 중소형 전세 매물이 부족해 소폭 올랐다. 매도자들이 전세로 돌려서 거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화성시 봉담읍 클래식타운은 인근 지역 재개발 이주 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매물이 나오는 대로 소진된다. 82㎡, 112㎡가 모두 500만원씩 상승했다. 부천시는 상동 하얀마을I’PARK 129㎡~190㎡가 1000만원씩 상승했다. 중소형 전세 매물이 별로 없고 대형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중소형에서 중대형 전세로 갈아타는 수요가 나타났다.

▽용인(-0.15%) ▽고양(-0.12%) 등은 약세가 이어졌다. ▽동두천(-0.09%) ▽과천(-0.06%) 지역도 소폭 내렸다.

대책발표 연기 악영향 크지 않지만 가격 하락 지속
매매보단 낫지만 전세 거래도 예년 같지 않아

정부의 부양대책 발표가 무산됐지만 악영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수요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 부진이 이어졌고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다시 내렸다. 매매시장에 비하면 전세 거래는 조금씩 꾸준히 이뤄지고 소폭 가격이 오른 곳도 늘어났지만 예년만은 못하다. 전반적으로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아파트시장의 거래 침체와 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주택 실수요자들의 상당수가 경기 침체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면서 ‘부동산 거래를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114와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의 48.8%가 ‘지난 해 하반기보다 부동산 경기가 더 나쁘다’고 답했고 ‘2013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 마디로 장기간 거래 부진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발표 예고 번복으로 한 차례 수요자 혼란을 감수한 만큼 진중하고 사려 깊은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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