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 담아 내놓아야 반응 나타날 것

서울 아파트값이 금주 0.17% 하락하며 올 들어 주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지난 주에 이어 주간 하락률을 다시 경신하면서 2008년 말 이후 주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속 17주째 하락했다. 추가 하락 부담이 지속되면서 거래가 살아나지 않자 매물가격이 다시 내렸다. 정부가 미분양 해소 등을 통한 건설 경기 부양과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많았지만 실거래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이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5월 아파트 실거래량이 올 들어 최저치를 경신하고 거래가격도 급락하는 등 거래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시장은 권역별로 ▽서울(-0.17%)  ▽신도시(-0.10%) ▽수도권(-0.05%) 순으로 하락했다. 서울 강남권과 강북 입주시장 주변이 모두 약세를 이어갔고 분당은 소형도 내림세를 보였다. 고양, 과천, 김포, 성남 등 물량 압박을 받는 곳과 개발 기대감에 올랐던 지역이 조정을 받았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보다 일반아파트 하락폭이 훨씬 컸다.

서울 재건축아파트는 금주 0.03% 내렸다. ▲송파(0.25%) 재건축이 소폭 오르고 강남이 보합세를 보였으나 ▽서초(-0.13%) ▽강동(-0.10%) 지역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약세를 띤 강동구지만 둔촌주공의 시공사 입찰 마감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둔촌주공1~4단지 조합원의 무상지분율 요구에 GS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사들이 불참을 선언했으나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으로 17일 입찰 제안을 마쳐 한숨을 돌렸다. 서초구는 한신 1차, 3차가 소폭 하락했다. 강남 개포주공1단지는 급매물 추가 거래로 연결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112㎡가 10억 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매도호가가 유지되고 있다. 가락시영, 대치은마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으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지속되고 있다.

전세시장도 ▽서울(-0.04%) ▽신도시(-0.01%) ▽수도권(-0.01%)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서울 성북, 도봉, 은평, 노원 등 강북권 하락폭이 컸고 고양, 용인, 남양주 등 수도권 주요 지역도 전세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매매와 달리 수급 차이에 따라 오른 곳도 공존해 양극화 경향이 지속됐다.

[매매]

서울 매매시장은 ▽양천(-0.54%) ▽송파(-0.47%) ▽강동(-0.25%) ▽노원(-0.17%) ▽동대문(-0.16%) ▽도봉(-0.13%) ▽강남(-0.11%) ▽강서(-0.11%) ▽성북(-0.10%) 등이 하락했다. 양천구는 목동, 신정동 목동신시가지단지 일대가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권 시장의 약세가 회복되지 못하고 장기화되면서 가격 회복을 기대하며 버티던 매물들이 출시됐고 금주 하락폭이 컸다. 목동신시가지1단지 중대형 아파트는 5000만~ 6000만 원 가량 하락했다. 송파구에서는 5천가구가 넘는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가격이 조정되며 하락폭이 컸다. 노원구는 추가 하락을 우려해 신규로 출시되는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초급매물 위주로만 간간이 문의와 거래가 형성됐다. 중계동 한화꿈에그린이 1000만~2000만 원 하락했다. 도봉구도 저가 매물이 추가로 나오고 가격 하락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일부 전세 수요가 급매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지만 당분간 약세가 예상된다.

신도시도 약세가 이어지며 ▽평촌(-0.23%) ▽분당(-0.13%) ▽중동(-0.02%) ▽일산(-0.02%) 순으로 내렸다. 평촌은 중대형 중심으로 거래 성가가 어려워 급매물이 쌓이고 있다. 평촌동 꿈건영5단지, 꿈동아, 꿈우성 등이 하락했다. 분당은 분당동, 이매동, 야탑동 지역이 떨어졌다. 중소형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은 복사골건영2차, 미리내금호 등이 거래 없이 추가로 하락했다.

수도권은 물량이 많은 곳과 연초 회복세를 보였던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내림세를 띠었다. ▽고양(-0.20%) ▽과천(-0.18%) ▽김포(-0.16%) ▽성남(-0.11%) ▽광주(-0.10%) ▽용인(-0.08%) 등이 금주 하락했다. 고양시는 식사지구의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기존 아파트 처분을 위해 급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실거래는 쉽지 않다. 과천에서는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회피 매물이 나오고 있다. 김포시 장기지구 현대청송1,2단지는 중대형 매수 문의가 전혀 없고 가격은 하락세다. 용인시 신봉, 성복 등지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주변 아파트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

서울 전세시장은 ▽성북(-0.67%) ▽도봉(-0.20%) ▽관악(-0.17%) ▽은평(-0.13%) ▽동작(-0.09%) ▽송파(-0.08%) ▽노원(-0.04%) 지역이 하락했다. 성북은 길음동 새아파트 입주 여파로 래미안, 두산위브 등 대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 길음동, 돈암동, 하월곡동 등지의 기존아파트 전세 가격까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길음뉴타운 2,3단지와 5단지 등의 전셋값은 500만에서 중대형은 1750만 원까지 떨어졌다. 노원구와 도봉 지역은 여름 장마철을 앞둔 데다가 전세 만료자도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 움직임이 별로 없다. 방학철 수요시장도 아직은 형성되지 않았다. 뉴타운 입주 영향을 받은 은평과 입주2년차 손바뀜 물건이 나오는 잠실 대단지 전셋값이 하락했다.

▲동대문(0.10%) ▲구로(0.09%) ▲양천(0.06%) ▲강동(0.05%) 등은 소폭 올랐다. 전세 실수요층이 비교적 두터운 곳인데 신규입주 물량도 별로 없고 전세 물건이 많지 않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7단지 고층 소형이 750만~1000만 원 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보다 찾는 수요는 아직 미미하지만 학군 수요 문의가 있다.

신도시는 ▲중동(0.01%)이 미미한 오름세를 보였고 분당은 보합세를 보였다. ▽산본(-0.02%) ▽평촌(-0.01%) ▽일산(-0.01%)은 소폭 하락했다. 중동은 무지개동신 소형이 500만원 올랐다. 평촌과 일산은 전세 수요가 없는 대형 전셋값이 떨어졌다.

수도권은 ▽고양(-0.27%) ▽용인(-0.08%) ▽남양주시(-0.05%) 전셋값이 하락했다. 고양시는 식사지구 입주 영향으로 매매와 함께 전세가격도 내렸다. 주변 행신동, 풍동, 화정동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광명(0.25%) ▲양주(0.14%) ▲평택(0.09%) ▲과천(0.08%) ▲화성(0.08%) ▲성남(0.07%) 등은 상승했다. 광명은 하안동 두산위브트레지움, 철산동 래미안자이 등 새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상향 조정됐다. 입주를 원하는 주변 실수요자와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내 직장인 수요가 주로 찾는다.

정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있지만 거래로는 연결 안 돼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 담아 내놓아야 반응 나타날 것

거래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자 정부가 경기 회복과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부양대책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정부 부양책이 언급되면서 기대감이 나타났지만 즉각적인 시장 반응은 없었다.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당장 거래 활성화는 요원해 보이며 하반기 아파트 시장의 약보합세도 길어질 전망이다.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수도권 포함 여부나 대출규제 완화 등이 관건이 될 것이다.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졌지만 주요 학군과 학원가 주변 지역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미미하게나마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세 매물이 귀한 소형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사철과 방학철마다 반복되는 전세난을 대비해 전세 수요의 움직임은 다소 빨라지는 모습이지만 전세 거래 자체는 예년에 비해 활발하지 못하다. 아파트 거래가 부진하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다가 새아파트 입주 공세로 전셋값이 떨어지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월드컵 열기와 다가온 장마기간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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