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엽기적 범죄 충격...기성의 그릇된 문화적 폐해 주목해야
용인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현재 조사 중에 있지만 이른바 '용인살인사건'으로 언론에 회자되면서 한 10대 청소년의 혐오스런 범죄는 우리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차마 입으로 말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그 수법이 잔인하기 이를데 없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10대라는 점과 엽기적 행각의 범행 과정에 사회적 충격은 일파만파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미완의 인격을 가진 비기성의 정체에 대한 고민 안에서 범죄심리학자를 비롯한 청소년 전문가의 세밀한 분석을 통해 사회문화적 제원인과 배경을 밝혀내야 한다. 단순히 오원춘 같은 '사이코패스' 류의 모방범죄로 몰고 가는 분위기도 경계해야 한다.
범인이 평소 살인을 일삼는 공포영화를 즐겨봤다는 점과 범죄 후 SNS를 통해 놀라울 만큼 냉정하게 자신의 범죄에 대해 기술하며 비쳤던 도덕적 모럴의 붕괴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10대 피의자의 심리에 대한 정신병리적 분석과 관찰 또한 추후 진행될 것이지만 이러한 음성적 행각의 근저가 사회적 병리현상에 기인한다면 우리사회 청소년의 성교육 일반과 도덕적 모럴의 제고를 확대해야 할 당위는 이미 서 있다.
인격 형성기의 과정에서 미완의 성인이 보여줬던 잔혹한 범죄의 내용과 형태는 실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던 전무후무한 충격적 현실이다.
아무런 전과가 없는 미성년자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엔 그 수법이 치밀하고 정교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의문 중에 하나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스스로 자백을 했다는 점도 짚어볼 일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스스로 자백했다고 하나 범인이 SNS를 통해 밝힌 내용과는 상이하다.
SNS를 통해 태연히 자신의 범죄에 대한 후일담을 늘어놓았다는 것은 이미 범행 이전에 의식적으로 의도한 행동임을 보여주는 단서임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우발적으로 벌어진 단순 살해 사건으로 보기 힘든 방증이다.
가장 두렵고 우려스런 부분은 만연된 강력 범죄의 범람 속에서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해야 할 10대 청소년이 보여준 반사회적 일탈의 기행적 행위에 기성의 문화와 제도는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가다.
아직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미 도덕적 모럴을 상실한 기성의 무분별한 문화적 배경과 이에 따른 만연된 사회악이 이번 사건의 배경에 자리잡고 있음도 주지하고자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폭력을 숭상하거나 미화하는 게임과 영화 등 미디어의 무분별한 노출에 따른 유사범죄 행위가 증가하는 추세에 '용인살인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청소년의 시기는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며 스스로 자신을 걸러내는 도덕적 모럴의 '여과장치'가 성숙되지 않은 시기다. 단순히 이번 사건을 '제2의 오원춘 사건'으로 일반화 하기엔 기성의 그릇된 문화적 폐해의 환경적 요인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일말의 책임도 없는지 되묻고 싶다.
13세에서 19세까지를 '틴에이저'라고 일컫는데 이 시기는 사춘기를 겪는 혼돈의 시기도 하지만 그 혼돈 속에서 정돈된 사고를 끌어올리는 인생의 소중한 시기다.
물론 한 청소년의 그릇된 행동으로 대다수 건강한 심신을 가진 청소년을 매도할 수는 없다.
다만 청소년의 오늘과 내일의 성장을 책임질 우리의 교육문화적 배경과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는지 점검하는 계기로 곱씹어 볼 일이다.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