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뭉치에 눈(eye) 맞으면 위험, 안전교육 필요

학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눈싸움을 한 규태(10세·남). 한참을 즐겁게 놀던 중 친구가 던진 눈뭉치에 눈(eye)을 정통으로 맞았다. 처음엔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급격한 통증이 왔고 1시간이 지나도록 시야가 뿌옇고 눈물이 멈추지 않아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병원에서는 눈덩이가 각막에 맞아 각막상피가 벗겨지고 눈 앞쪽에 출혈이 생겼다며, 출혈이 줄어든 후 망막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폭설에다 연이은 한파로 아직 거리에 녹지 않는 눈들이 많은데,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거리에 쌓인 눈으로 눈싸움을 하다 눈을 다쳐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눈싸움 중 눈(eye)을 다쳐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각막 미란이다. 각막미란은 각막의 상피가 벗겨지는 질환으로 시력장애와 통증을 유발하고 눈물이 날 수 있다. 눈덩이가 안구에 정통으로 맞을 경우에는 각막 뿐만 아니라 홍채 등 안구 내부 조직이 손상되고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주로 눈 앞쪽에 출혈(전방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충격이 강할 경우에는 눈 뒤쪽 출혈(유리체 출혈)이 일어나 시력장애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덩이에 의해 안구가 치명적으로 손상을 입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눈덩이가 아주 단단하거나, 돌과 같이 단단한 물체가 들어 있는 경우, 안경이 눈에 맞아 깨지면서 파편이 눈(eye)에 들어간 경우, 기존 안구 질환 등으로 안구 조직이 약해져 있는 경우에는 안구가 파열되어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덩이로 인해 각막에 손상을 입었을 때는 우선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투약하고 상피가 치유될 때까지 관찰한다. 상피 손상이 광범위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는 압박 안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구내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보통 5일 이내에 재출혈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환자가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철망 안대 등으로 눈 주위를 보호하면서 조절마비제, 스테로이드 안약 등으로 출혈이 흡수되도록 한 후 출혈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안압상승, 각막내피의 착색 등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며 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전방세척술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심한 전방출혈 또는 유리체 출혈로 망막의 관찰이 어려울 경우에는 수상 초기 초음파 검사 등으로 망막 상태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며, 망막의 관찰이 가능할 경우 망막박리, 주변부 망막열공, 맥락막 파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자세히 검사해야 한다. 출혈이 흡수된 후에도 안구조직의 손상에 따른 녹내장 및 백내장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눈(eye)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싸움을 할 때 깨지지 않는 보호안경(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을 착용하고, 눈은 가슴 아래로만 던지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눈싸움 뿐만 아니라 모든 구기 운동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눈을 강하게 뭉쳐서 던지거나, 유리 등 깨지기 쉬운 재질의 안경을 쓰고 눈싸움을 하다 자칫 안경 파편이 들어가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는 “눈이 온 뒤에 눈뭉치에 눈(eye)을 다쳐 병원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흔히 있는데, 눈싸움에 대한 안전교육이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며 “눈싸움을 할 때는 반드시 가슴 아래로만 던지도록 하고 눈(eye)을 다쳤을 경우에는 눈을 만지지 말고 가능하면 철망 안대 등으로 눈 주변을 보호한 후 가까운 안과를 꼭 방문해야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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