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 파업 16일, “청소노동자 없으면 병원 유지 안 되는데도 평가절하”

새벽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6일 근무, 일요일도 3주에 한번,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야 받는 돈이 116만원. 국립 서울대병원 청소미화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다. 이들은 50, 60대의 여성비정규직들로 몸이 아프거나, 친정어머니가 위독해서 휴가를 쓰려면 자신의 일당 3만원 보다 더 비싼 5만원의 일당을 주고 대체인력을 써야 쉴 수 있다.



이들은 5월 14일 공공노조에 가입을 시작해 28일에 공공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민들레분회 를 만들었다. 민들레는 ‘민’주노조의 ‘들’녁에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뜻이다.

민들레분회는 임금인상 및 휴가, 휴일 보장, 정년연장을 포함한 총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3차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1, 2차 파업은 지난 11월 5일과 11일에 돌입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또 파업을 했다.

민들레 분회가 일하는 곳은 서울대학교 병원이지만 이들은 서울대병원이 계약한 청소용역업체 대덕프라임에 속해있다. 민들레분회는 대덕프라임에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단체교섭에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9월 18일 회사에게 산별소속인 민들레 분회와 성실히 교섭을 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노조에 따르면 회사 쪽은 30여 차례가 넘는 교섭요청을 거부하고 오히려 노조의 파업으로 병원과의 재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협박도 했다고 한다.

원청인 서울대병원의 탄압도 거세다. 노조는 “서울대 병원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문제해결 노력을 회피하고 대체인력 투입과 인권침해,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면서 “병원이 동원한 경비들이 집회를 방해하고 욕설과 폭력을 행사해 갈비뼈에 금이 가는 일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또 업무방해와 불법점거를 이유로 민들레분회 간부 4명과 의료연대서울지부 간부 등을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서울대 병원은 12월 7일 공개입찰 설명회를 시작으로 용역업체를 새로 선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대덕프라임이 재계약 하지 않으면 지난 6개월간 복수노조 시비로 교섭한번 못하고 파업에 돌입한 청소미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원청 사용자인 서울대병원이 나서는 방법이 유일하다”며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충분히 원청사용자의 도급단가인상과 인력충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직접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태해결을 외면하고 오히려 파업파괴 공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부도 이들 고령의 여성비정규직에겐 도임이 안됐다. 노동부 동부지청은 민들레분회 설립이후 대덕프라임의 유권해석 요구에 대해 ‘복수노조라서 교섭에 참여할 의무가 없다’는 해석을 내려 사실상 사용자의 교섭해태를 유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16일 오전 진보 사회단체들은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이 직접 사태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원청인 병원은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임금을 착취하고, 대체인력 투입 등 책임은 안지면서 마음 놓고 탄압을 한다”면서 “청소노동자 없이 병원이 유지 되지 않는데도 노동을 평가절하하고,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어 저임금에 용역단가를 낮춰왔다. 청소노동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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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민중언론 '참세상'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게재하고 있으며 기사를 포함한 사진의 저작권은 '참세상'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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