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보의 이름으로 다시 선거에 나오려면

지난 5월 6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또 다시 오는 2010년 6월 교육감 선거에 “진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교육감에 재도전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인 나에게 지난 5월 6일부터 시작된 김상곤 “진보” 교육감은 과연 어떠한 의미일까? 그리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노동자 민중의 이름으로 교육운동을 하고자 하는 한명의 교육운동 활동가에게 김상곤 “진보” 교육감은 어떠한 의미일까?

우연인지 아니면 또 다른 필연인지 김상곤 경기 교육감 당선 직후인 지난 5월 중순 중학교에 2년 차 다니고 있는 우리 큰애가 “아빠 이제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 되었으니 일제고사는 안보겠지?” 라고 질문을 했을 때 답변을 머뭇머뭇 했던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은 당선과 동시에 진행했던 6월 경기 도 단위 일제고사에 대해 전임 교육감이 추진했던 사업이라 어쩔 수 없이 진행을 한다고 이야기 했다. 10월 일제고사는 경기도 단위가 아닌 전국적 차원에서 즉, 교과부에서 진행하는 일제고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오는 12월 경기도 단위 일제고사에 대해 학교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추진한다고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수렴 과정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의 임기동안 2번의 일제고사가 있었는데 결국 내 손에 돌아 온 것은 무단결석 2일 이라는 아이들의 성적표뿐이었다.

경기도 성인장애야학 활동을 하고 계시는 야학 선생님들, 임시강사라는 이름으로 20여 년 동안 살아왔던 전교조 경기 공립 유치원 선생님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경기지역 학부모들, 경기 교사 현장 모임 선생님들로 구성되었던 경기 교육 주체 연석회의에서는 김상곤 “진보” 경기 교육감으로부터 들었던 10월 일제고사의 내용은 1) 교과부에서 치루는 일제고사이기에 경기도에서 불가피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으며, 2)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또한 인정할 수 없으며, 3) 경기도 단위에서 성적 결과 공개 또한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다. 라는 답변을 들었다.

어디 일제고사만의 문제였던가?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공교육에서 배척을 받았던 우리네 성인장애들을 위한 야학이 경기도 지역만도 9개가 넘게 있다. 이러한 경기도내 성인장애야학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원 및 중장기적 경기지역 장애교육 정책 마련을 요구하는 장애야학 선생님들을 상대로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 안산 지역 모든 학부모들의 숙원인 안산 지역 고교 평준화 요구를 했던 안산 지역 학부모들 을 상대로 안산 동산고 자율형 사립고 지정으로 화답했던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 20여년 유아 교육 현장에서 묵묵히 일을 했던 경기도 공립 유치원 임시강사 선생님들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이 행했던 행위.

최고조는 지난 8월 3일 경기도 교육청 로비에서 있었던 대규모 연행 사태였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성인장애 선생님, 유치원 임시강사 선생님들 요구를 모아 지난 8월 3일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 면담 요구를 위해 경기교육주체연석회의가 경기도 교육청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날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은 시설보호요청이라는 명분으로 경찰력 투입 요청을 했고 이에 당일 면담을 요구하면서 교육청 1층 로비에 있던 60여명에 이르는 경기교육주체연석회의 회원들 중 50여 명을 강제 연행했으며, 결국 생전 처음으로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를 보낸 일이 발생을 했다.

석방 이후 친절(?)하게도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연행되었던 선생님들의 해당 학교에 연행 사실을 통보하면서 구두 경고 등 징계 조치할 것을 학교장에게 주문을 했고, 이러한 도교육청 행위로 인해 유치장 신세 이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해당 학교장에게 불려가 구두 경고를 받는 치욕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선생이 아니었던 본인 같은 경우 수원 지법으로부터 즉결재판에 회부되어 100만 원의 벌금형을 통보 받기도 했다.

지난 과거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앞으로이다. 김상곤 경기 “진보” 교육감이 또 다시 오는 6월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피 선거권이 있는 경기도민 중 그 누구도 선거법상 하자만 없다면 후보로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진보”라는 이름으로 나오겠다는 점이다. 최소한 “진보”라는 이름으로 6월 선거에 출마를 할 예정이라면 최소한 “진보”라는 이름에 걸 맞는 행위를 하던지, 아니면 “진보”적 행위를 하겠다는 진실을 보여 주어야지만 상식적인 행위가 아닌가.

김상곤이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경기도 교육감 직함은 그 누가 보더라도 “진보”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6월 선거에 “진보” 후보로 나설 생각이 있다면 철저하게 개과천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최소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입후로 하려면 오는 12월 23일 경기도 단위 일제고사를 경기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명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최소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입후로 하려면 지난 10월 일제고사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부여했던 부천의 모 선생님에게 징계가 아닌 “진보”의 이름으로 모범적 행위에 칭송을 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입후로 하려면 오는 2월 재계약을 하는 경기도 공립 유치원 130명의 임시강사 선생님들을 즉각적으로 정규직화 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입후로 하려면 경기도내 성인장애를 위한 야학에 즉각적 재정 지원 및 성인장애 정책 수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입후로 하려면 이명박 정권의 미친 교육, 경쟁교육, 시장화 교육에 반대하고 그 첫 출발로 교원평가제, 학교 비정규직 관련법 개악 움직임에 대한 “진보”적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진보”란 행위를 통해 확인되는 것이지 말로만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다 라는 판단이다. “김상곤 아저씨가 교육감님이 되었으니 이제 일제고사 안 봐도 되지요” 라는 아이들의 손에 무단결석 처리된 성적표가 아닌 교육의 희망의 깃발을 움켜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오는 6월 “진보”의 이름으로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진보”후보 답게 일제고사 거부했던 부천의 모 교사에 대해 징계가 아닌 칭송을, 임시강사 선생님들에게 평생 일터 보장을,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시작으로 경기도 전역의 고교 평준화를, 학생에게 일제고사, 교사에게 교원평가제, 학교 노동자에게 근무평가를 통해 경쟁과 대립의 미친 교육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시장화 교육 정책에 맞서 당당하게 “진보”의 이름으로, 노동자 민중의 이름으로 최전선에서 앞장서는 김상곤 “진보” 교육감의 모습을 꿈꿔본다.
I
I
* 이 기사는 민중언론 '참세상'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게재하고 있으며 기사를 포함한 사진의 저작권은 '참세상'에 있음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