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집_손님이 배부르면 최고

▲ 금촌집 목옥희 대표

“44년 됐습니다. 용인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했고 당시 시골 인심은 술과 밥을 손님이 직접 갖다 먹었기 때문에 밥이 조금 모자라다 싶으면 먼저 가져가는 손님이 차지하기 일쑤였습니다. 물론 어느 틈에 밥값을 지불하지 않고 그냥 가는 손님도 많았지요.”

목옥희 대표는 손님이 배부르면 최고라 생각했고 워낙 손님이 많았기에 그냥 가는 손님을 놔둬도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었다. 당시 손님들에게는 ‘그냥 가도 뒤 쫒지 않는 주인’, ‘생전 손님과 싸우지 않는 주인’으로 소문났고 금촌집은 ‘배고픈 사람 밥 퍼주는 집’으로 알려졌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배부를 때까지 밥을 퍼줬고 토끼, 꿩, 가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요리하는 집이었기에 직접 잡은 야생짐승을 팔고자 오는 손님도 많았다.

 

약국을 변변히 이용할 수 없었던 그 시절에는 토끼를 감기나 천식에, 꿩은 손·발 저림이나 어지럼증에, 멧돼지는 담 결림에 약 대용으로 사용하던 시절이었기에 이집 음식은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았다.

리어커 포장마차로 시작할 즈음 여자로는 용인 리어커 포장마차 1호인 목 대표는 “저와 같은 연배의 용인사람이라면 ‘금촌집’에 한번쯤 들렀던 기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25년전 처인구 김량장동 359-2, 용인문예회관 근처인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올해 84세인 목옥희 대표는 이미 아들이 식당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쉴 만도 한데 아직도 정정한 모습을 자랑하듯 손님의 어려운 주문도 받아들인다.

용인초등학교 앞 시절 단골이었던 손님이 가끔 찾아와서 당시 도망간 손님 중 하나라고 실토하며 다른 손님을 대동하기도 한다. 아직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손님이 반갑기 때문이란다.

이미 중앙 4대 일간지를 비롯해 방송 3사에서 소개했을 정도로 맛과 영양 모두 공식 인정을 받은 집이다. 요즘은 기본 요리에 꿩 백숙 지리와 궁중식 보양요리인 봉황탕을 개발, 시원하고 개운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술장사 하는 여자’라는 등 천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던 목 대표는 손님에게 엄한 편이다. 술자리가 흥에 겨워 주위사람 시선을 생각하지 못한 손님 행동도 목 대표의 위엄 있는 한마디면 얼른 정신을 차릴 정도다.

 

 

 

 

 

목 대표는 “무슨 일을 하던지 본인이 처신하기 나름”이라며 “그래도 주위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손님과 정담을 나누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80세가 낼 모레인 할머니들이 홀 서빙이며 주방을 돕고 있다. 종업원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노·사의 화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다. 목 대표는 “한번 맺은 인연은 귀중한 것”이라며 “우리는 가족이며 형제”라고 말했다.

“더 줄까?”란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아직 한국의 전통적인 ‘덤’이 살아 있는 집이다. 목 대표는 “내 생각에 한국 정서는 아직 ‘덤’이 살아 있다”며 “처음부터 퍼주기 시작한 것 지금 아끼면 금촌집이 아니지”라고 말했다.

가끔 손님이 야생을 요리할 때와 맛이 다르다는 소리도 듣지만 포천, 이천, 모현 등 전문 농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기 때문에 야생에는 못미처도 거의 야생 수준이다.

금촌집은 용인시의 7000여 음식점 중 3대를 잇는 몇 안 돼는 역사를 지닌 식당가운데 하나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도 특이한 손맛에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귀하게 키운 자식들은 한국 정서에 어울리게 악착 같이 키워 최고 학부를 자부하지만 자랑하지 않는다. 고생하신 어머니, 목 대표의 뒤를 묵묵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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