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국민의힘은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잘 키워야 한다. 이준석계라고 홀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천하람은 지난 번 당 대표 경선에 나와 제 역할을 다했다. 민주주의 정당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윤핵관을 비판했다고쳐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건전한 정당이라면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해야 한다. 특히 천하람은 국민의힘 외연 확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인재라고 본다.

내가 본 천하람은 이렇다. 오히려 이준석보다 더 가능성이 크다고 여긴다. 이준석은 그 가벼움을 떨쳐내지 못 했다. 그러나 천하람은 믿음직하다. 체구 만큼이나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말도 가볍게 하지 않는다. 대표 경선을 치르면서 전국적 지명도도 얻게 됐다. 젊은 친구들에게 이준석, 천하람 둘을 놓고 ”누굴 찍을래” 물으면 천하람 표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천하람 스스로도 이준석을 뛰어 넘어야 한다. 이준석계라는 한계를 돌파하지 않으면 그의 미래 역시 이준석처럼 갇힐 수 있다. 이준석을 반면교사 삼으면 답이 나온다. 같은 비판을 하더라도 고운 말을 써야 한다. 싸 지르 듯 하면 당장 시원할지 몰라도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20~30세대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는 전 세대를 아우러야 한다. 아울러 겸손함을 잃으면 안 된다. 이준석 실패의 요인은 거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이 천하람은 머리를 숙일 줄 안다. 이것은 정치인에게 큰 장점이다. 나는 천하람과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교한다. 한 장관은 너무 뻣뻣하다. 처음에는 좋게 보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고개를 돌리게 하기 쉽다. 한 장관은 거의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마지못해 하는 사과는 아니한 만 못하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민심에 반한 투사가 되면 정치 생명을 단축하게 된다. 멀리 내다보고 정치를 해야 된다는 얘기다.

천 위원장은 2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이 "이준석을 뛰어넘는 청년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이 전 대표와는 도저히 관계 회복이 되지 않을 것 같으니 천하람이라도 따로 떼어 가지고 써먹을 수 없을까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당선 후 '연포탕'을 말씀하신 다음 날 최고위원들이 (천아용인에 대해) '영구 추방해야 한다', '훌리건이다', '천하람은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이니까 만날 필요 없다'라는 얘기를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천하람은 또 “저를 만나자고 하는 근저에는 '이준석과 선을 그으면 우리랑 잘 지낼 수 있어'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제가 이 전 대표와 선을 긋고 주류의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면 2030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을 고립시키는 작전에 천하람이 사용된다면 더 안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저를 만나려는 노력보다는 2030 세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만한 본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이 일리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준석은 당에서 버린 카드다. 천하람이 홀로서기를 할 때 기회가 온다. 지금이 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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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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