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천하람 바람이 예상보다 세다. 당초 이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천하람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읽혀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결선 투표에 오를 수도 있어서다. 물론 그 가능성이 아직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말 그대로 돌풍이 불면 또 모른다. 천하람이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지지도가 크게 올랐다는 얘기다. 예전 이준석이 배낭하나 메고 전국을 돌며 유세할 때처럼.

 천하람은 이준석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도 있다. 덩치 만큼이나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말이 다소 거칠어도, 틀린 말은 아니어서 박수를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 고려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것만으로도 자질 시비는 없다. 게다가 도전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대구 출신이 전남 순천으로 가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천하람은 김기현 안철수를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양쪽 표를 잠식하겠다는 계산이다. 두 사람에 비해 신선한 터라 특히 젊은층의 주목을 받는다. “이준석 전 대표처럼 혼자 ‘셀럽(Celebrity·유명인) 정치’할 생각 없다. 난 세력을 키울 거다.” 천하람이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준석이 왜 실패했는지를 거울 삼겠다는 뜻이다.

 천하람은 “당원들은 ‘새 대표가 이 전 대표처럼 대통령과 싸워 불협화음을 내지 않을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계파 정치로 총선에서 참패할까’를 가장 걱정한다”며 “내가 대표가 되면 더불어민주당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개혁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고, 원만한 당정 관계라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기현 후보를 향해서는 “본인의 힘이 아니라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이 도와줘 지지율을 올려 놓은 것”이라고 했고,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윤핵관 이야기하지 말라니 도망치는 분이 무슨 개혁을 위한 결기를 보여주겠나”라고 지적했다.

천하람은 또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틀린 말은 아니다”면서도 “내가 이 전 대표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당대회가 끝날 땐 (여권에서) ‘정치인 천하람’이라는 재목을 얻었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만약 자신이 탈락한 상태에서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해도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내가 뽑고 싶은 후보가 없는데 어떻게 연대하겠느냐”며 “김 의원과 손잡고 웃은 나경원 전 의원처럼 가짜 표정을 지을 연기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신이 분명하다. 이준석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그게 바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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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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