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컬럼니스트 오풍연칼럼 대표와 여의도공원 두바퀴 돌고 여의도에 살면서도 처음으로 '더현대' 식당가에 왔습니다. 오풍연 대표는 '윤석열의 운명'을 대선 前 집필한 분, 그러나 저와도 가장 가까운 분중의 한분입니다. 오 대표 지인들은 보수인사들로 어떻게 박지원과 그렇게 가깝고 칭찬하느냐 손절하시는 분들도 가끔 계신다 합니다. 이렇게 분열되면 나라가 될까요. 많은 얘길하면 결국 나라 걱정하며, 나라 살리는 일하자는 결론입니다. 더현대 백화점 웅장함에 기가 꺾이지만 우리도 이런 백화점! 자랑스럽습니다.”

박지원 전 실장(나는 지금도 실장님이라고 부름)이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박 실장과 둘이 여의도공원을 걷고 이른 저녁까지 함께 먹었다. 박 실장이 지난 해 5월 국정원을 나온 이후 시간 날 때마다 서울 둘레길 등을 같이 걷는다. 박 실장이 작년 7월 17일 서울 서대문 안산자락길을 걷다가 넘어져 왼쪽 다리 수술을 한 뒤 몇 개월 동안은 운동을 하지 못 했다. 그러나 박 실장은 치열하게 산다. 다리 양 쪽에 쇠를 두 개나 박고도 10월 말쯤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엄두를 못낼 일이다.

박 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대로 더러 오해도 받는다.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해 왔던 사람이 박 실장과 어울리느냐는 것. 이런 질문을 받을 땐 참 난감하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닫혀 있다는 얘기다. 보수는 보수끼리 만나고, 진보는 진보끼리 만나야 된다는 말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주 어울리는 사람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진영, 지역, 세대를 떠나 사람을 만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가 서울지검장을 할 때부터 지켜보며 칼럼을 써왔다.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취임한 뒤 문재인 정권과 다툴 때는 윤 총장을 응원해 왔다. 문재인 정권의 하는 짓이 옳지 않다고 여긴 까닭이다. 당시 윤 총장은 정의로웠고, 사내다웠다. 그래서 나는 윤 총장이 향후 대권 후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으며, 내 예상대로 대통령이 됐다.

‘윤석열의 운명’은 그 같은 칼럼을 모은 것이었다. 2021년 5월 펴냈는데 우여곡절도 있었다. 책이 나오자마자 중앙일보가 윤석열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책을 팔아먹기 위해 책을 냈다는 투로 보도했다. 물론 오보였다. 그러나 한 번 기사로 나가면 다시 정정보도를 해도 국민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는다. 나는 순간 쓰레기 같은 사람이 됐다. 그래도 윤석열은 대통령 유력 후보라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박 실장도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박 실장은 국회 법사위원으로만 활동을 해 법조계 인사들을 많이 안다. 나도 국정원이 박 실장을 자체 고발할 때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박 실장은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 일이 있다고 해서 박 실장과 나의 오랜 인연을 갈라놓을 수는 없다. 아울러 윤 대통령에 대한 응원도 접지 않았다. 다름도 인정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변함이 없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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