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시계 제로다. 초반에는 김기현 우세를 점쳤다. 그러다가 안철수가 뒤집기를 했다. 여론조사도 안철수 우세로 나왔다. 안철수는 내심 느긋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집권 여당이 자기 손으로 들어오는 줄 알았을 것이다. “(여론조사)1등 후보가 사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소 여유도 보였다. “이제는 승기를 잡은 것 같다”고.

안철수가 뜨자 친윤 진영의 공격이 거세졌다. 여기에다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고 하는 신평 변호사는 안철수가 당 대표 되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고 당이 쪼개질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기현은 마음이 급해졌다. 여권의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안철수에게 밀리니 말이다. 그들이 내쫓다시피 했던 나경원도 찾아 갔다. 삼고초려 끝에 나경원으로부터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다들 그랬다. “나경원이 그럴 줄 알았다”고. 스스로 한계를 그은 셈이다.

8일 재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두 곳의 조사가 갈렸다. 한 곳에서는 김기현이 오차 범위 밖으로 안철수를 따돌렸다. 그러나 다른 쪽 조사는 지금처럼 안철수가 앞섰다. 앞으로도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듯 하다.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해 그들이 책임당원인지 여부는 모른다. 그래서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누가 선출되는 것이 좋은지'를 물은 결과 김 후보라는 응답이 45.3%, 안 후보라는 응답은 30.4%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차이는 오차범위(±4.9%p) 밖인 14.9%포인트다. 두 후보에 이어 천하람 후보 9.4%, 황교안 후보 7.0%, 조경태 후보 2.4%, 윤상현 후보 2.0% 순으로 기록됐다. 김기현이 안철수를 꺾은 것은 오랜만이다. 안철수에 대한 친윤의 거친 공격과 용산 대통령실의 가세로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 같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국민의힘 지지층 527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가 35.5%, 김 후보가 31.2%로 오차범위(± 2.8%p) 격차를 보였다. 천 후보는 10.9%, 황 후보는 7.8%, 윤 후보는 3.2%, 조 후보는 1.5%였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안 후보가 46.7%로 37.5%인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이준석계라고 할 수 있는 천하람 후보의 약진이 돋보인다. 두 곳 조사서 모두 3위를 차지했다. 4명을 뽑는 컷 오프 통과가 확실하고 2위도 넘볼 기세다. 이는 이준석지지 계층이 뭉친다고 볼 수 있다. 3파 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1차 투표서 당선자를 내기 어려울 것도 같다. 그 키는 천하람이 쥘 수도 있다. 김기현과 안철수 측도 다양한 전략을 놓고 표 계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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