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어지간한 거리는 오토릭샤를 이용해서 다닌다. 멀쩡한 미터기가 설치된 릭샤도 예나지금이나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탈 때마다 흥정이고, 대비한답시고 구글맵으로 거리와 시간을 파악해서 잠정 가격을 염두해 두지만, 말 그대로 밀당을 한 참하고, 어느정도 당해주기도 한다.

어제 공연 소식을 접하고, 호텔 짐을 빼 들고, 인내심을 발휘해 돈을 깎아 릭샤에 올랐다.

혼잡한 길을 뚫고 거의다 왔는데, 기사님이 잠깐 기다리라며 나가더니 모퉁이에 넘어져 있는 릭샤를 같이 일으켜 세우더니 타이어 갈아 끼우는 것 까지 돕고 있다.

 

난 시간이 급한데, 문득 이런 일이 있는 것도 신의 뜻인가하는 생각에 기다렸다. 기사님이 돌아 오자 어깨를 두드리면 굿 맨!! 하며 엄지척 해줬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내 운전에 집중했다.

인도의 보통 노동자들은 하루 만원 벌이도 힘들다. 그들의 물가가 있고 생활이 있다고는 하지만, 공사장이나 지하철 역 어느 뒷 편의 공지들은 그야말로 움막 생활이다.

아이들만은 쾌활해서 얼마나 불러대는지 귀엽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나치게 된다. 돈을 깎고 흥정을 하면서도 지나치면 안되겠다 하는 마음은 든다.

공연장 잘 찾아서 즐기고, 초대해 준 일행과 즐겁게 저녁을 먹었다.

역시나 신의 뜻대로 되어 가는가. 그 신의 빛은 언제쯤 아래를 비추시려나. (23.02.05)

 

* 글 • 사진 : 김병수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 총괄기획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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