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에 대해

[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요즘 SNS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핫한 인물이 있다. 바로 신평 변호사다. 판사 출신으로 원래는 이재명 지지자였다. 그랬던 그가 윤석열 지지로 옮겨 타고, 윤 대통령의 멘토라고도 한다. 신 변호사는 김기현 캠프의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따라서 김기현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나경원은 안 되고, 안철수도 못 믿을 사람이라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좋게 해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 하다. 지금처럼 비판하려면 후원회장을 맡지 말았어야 했다. 윤 대통령이 어떠니,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정치 평론을 하려면 한 쪽으로 기울지 말아야 한다. 신평은 이미 그 선을 넘었다. 본인만 모르는 걸까.

나도 오풍연 칼럼을 쓰면서 신평의 글을 여러 차례 인용한 바 있다. 그 때는 상식을 벗어나지 않았다. 구구절절이 옳은 지적이 많았다.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신평도 응원했다. 그런데 요즘들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을 보면 예전의 신평 냄새가 나지 않는다. 정치 한복판에 들어 와 있는 사람 같다. 그러려면 평론을 하지 말고 직접 나서야 한다. 그럼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최근 신평의 글을 본다.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어찌 될 것인가. 경우에 따라 윤 대통령은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탈당하면) 국민의힘은 안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연합당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대놓고 신당 창당 얘기를 한다. 윤 대통령의 멘토라고 하기에 더욱 기가 차다.

신 변호사는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 등 정계 개편에서) 역량을 발휘하실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께서 후보 또는 이전 시절부터 '국민의힘에 과연 계속 몸을 담아야 하느냐' 하는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여차하면 창당을 하겠다는 속내를 밝힌 셈이다. 사실 신당 창당은 금기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나중은 어떨지언정 지금 신당 얘기를 꺼내는 게 옳지 않아서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기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련의 발언에 대해 "신 변호사님이 가진 개인적 판단인 것 같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김 후보는 "각자가 자신이 가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캠프 차원에서 말씀드린 건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눈 가리고 아옹이다. 김기현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 왜 경선을 하는지 모르겠다. 당헌당규를 바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낫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을 이런 식으로 골라선 안 된다. 안철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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