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이헌모의 일본 이야기] 1. 금요일 오후는 나른하기만 하다. 오전 강의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지나 학식이 한가해지는 시간을 이용해 점심을 먹는다. 지금껏 주로 라멘 정식을 먹어왔는데, 생각해 보니 프라이 즉 튀긴 요리가 많았다. 입맛만 추구하다가는 노후 건강을 위해 좋지 않을 것 같아 오늘부터 메뉴를 체인지 하기로.

간단한 소바(350엔)에 샐러드(200엔) 을 주문해 샐러드 먼저 먹고 소바를 폭풍 흡입. 여름방학 전보다 학식의 모든 식대가 40~50 엔 일률적으로 인상됐다. 그래도 아직 담배 한 갑(580엔)보다는 싸다. 이제 담배를 끊을 것인지, 아님 그냥 곡기를 끊을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 날이 야금야금 다가오고 있다.

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유가 상승 및 곡물 수입 곤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인 듯 보도가 많지만, 사실 일본은 지금까지 저물가를 고수하기 위해 기업들이 양과 재료 등 기본 코스트를 줄이며 물가 인상을 억제해 온 측면이 크다. 그게 임계점에 도달한 시점에 '러- 우' 전쟁이 터져 버리자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형식이다.

식재료는 물론 모든 물가가 거의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상승하지 않은 물품은 서비스의 질을 떨구게 된다. 문제는 소비자 물가는 야금야금 오르는데 급여는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며, 세금과 사회보장 비용 부담 등이 증가하고 있어 이제부터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듯하다.

 

3. 한동안 해외 관광 등을 즐기던 여행 수요는 이제 엔저로 현격히 줄어들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국제화나 글로벌화에 소극적인 마인드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중국, 한국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 인바운드 물결이 덮칠 것이다. 임금도 물가도 다른 나라에 비해 오르지 않아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그러나 교통비는 여전히 비싸고 숙박시설의 인두세(사람 숫자대로 계산) 형식의 계산법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 TV에선 더욱 ‘닛폰 스고이!’ 같은 프로가 늘어나겠지.

 

4. 어젯밤 후지산 정상에 첫눈이 내렸다고 한다. 후지산꼭대기가 하얀 눈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사진이 멋지다. 가을 단풍과 산꼭대기의 눈을 배경으로 인생 샷을 찍고 싶다. 명랑 골프를 가던지, 주말을 이용 드라이브라도 다녀와야겠다.

 

* 글 • 사진 : 이헌모 일본 중앙학원대학(中央学院大学) 법학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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