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영등할망이 다시 오셨나 싶게, 바다는 추위에 떠는 입술 모양으로 보랏빛이다.

대정읍 가는 한경면 쪽이라 대파, 양파가 잘 자랐고 쑥 자란 양배추에 추수한 쪽마늘은 널어 말리고 있다.

친구와 가니 개무우꽃 이파리를 씹기도 하고 자연스럽다. 신창 풍력기는 쉼 없이 돌고, 곧 차귀도가 눈에 들어 온다.

여기저기 시골 마을에 장사하는 집이 많아졌다. 카페, 식당, 팬션, 소품점이 늘어나 젊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시골 마을이 지낼만 하겠다 싶다가도 유행처럼 지나는 건 아닐까 더러 갸웃하게도 된다.

오늘 처음 물 얻으러 카페 들렀다 문전박대 당했다. 오랜만에 몰인정한 쥔장을 봐서 의기소침해지는데 친구가 더한놈 이야길 해줘서 기운차렸다.

집과 마을이 정겨워 자릴 잡았으니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장사든 해나가면 좋겠다.

 

바다에 해초류가 많이 밀려 와 있다. 아직 바다가 건강한가 싶다가도 더워지면 금새 썪어 갈거 같은데, 거름이라도 내던 시절처럼 잘 이용하면 좋겠다.

한국남부발전소에서 운영하는 풍력기는 쉼 없이 전부 가동된다. ESS(전지저장장치)가 잘 되어 있을텐데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은 못했다. 소음이 작지 않다. 설비가 확충되면 제주의 신재생에너지 효율이 올라가게 될텐데 싶고.

걸어서 제주 반은 왔다. 이제 반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 오려나… (22.03.20)

 

* 글 • 사진 : 김병수 전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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