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의 일환으로 공기업 대졸초임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구직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구직자 1,0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8%가 공기업 대졸초임 삭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고,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39.2%였다.

긍정적인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60.4%가 ‘그만큼 일자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민간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33.8%), ‘공기업 취업경쟁률이 조금이라도 낮아질 것 같아서’(20.9%), ‘고급인력의 공공부문 편중을 막을 수 있기 때문’(17.5%)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복수응답)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장기적 대책이 아닌 일시적 조치라고 생각되어서’가 71.4%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경제위기의 고통을 신세대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서’(39.3%), ‘동일 직장 내 이중 임금구조가 존재하게 되므로’(32.6%), ‘조직 내 분위기만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13.8%) 순이었다.

이들 정책의 개선책(복수응답)으로는 ‘임금삭감과 일자리 창출과의 연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45.9%), ‘임금삭감 방안을 기존 직원에게도 확대 적용’(40.8%)을 꼽았으며, ‘임금삭감에 준하는 다른 보상체계를 정립’(35.4%)하거나 ‘연공서열에서 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26.4%)해야 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번 대졸초임 삭감이 공기업 지원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구직자의 71.3%가 ‘지원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원율이 높아질 것’은 15.9%, ‘지원율이 낮아질 것’은 12.8%였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실효성을 묻는 질문에는 69.3%가 ‘일시적인 실효로 그칠 것’이라고 응답했고,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 20.9%, ‘실효를 크게 거둘 것’은 9.8%였다.

한편 공기업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4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5%는 대졸초임 삭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공기업에 계속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77.9%가 ‘임금보다 안정성 등 다른 요소를 더 중시하므로’를 꼽았으며, ‘삭감된 임금도 민간기업보다 많으므로’(10.9%)라는 대답도 있었다. 이외에도 ‘공기업 취업을 준비한지 오래되어서’(3.8%), ‘임금삭감으로 전보다 경쟁률이 낮아질 것 같아서’(3.8%), ‘가족 등 주변의 권유로’(1.5%) 등이 있었다.

공기업 취업을 포기하겠다는 구직자들은 그 이유로 ‘일자리를 늘린다 해도 경쟁률이 낮아질 것 같지 않아서’(41.0%)를 들었고, ‘임금삭감·인원감축 등 경기불황에 따른 불안요소가 민간기업보다 크므로’(18.6%), ‘기존 직원들과의 연봉격차로 인한 괴리감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16.0%), ‘임금이 삭감되면 공기업의 매리트도 떨어지므로’(9.6%), ‘가족 등 주변의 권유로’(1.3%) 포기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 중 76.3%는 ‘일반기업에 취업’하겠다고 밝혔으며, ‘개인사업’(8.3%)이나 ‘공무원시험을 준비’(5.8%)하겠다는 구직자도 있었다. ‘유학·해외연수’ 1.9%, ‘대학원 진학’은 1.3%였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경기불황으로 기업 채용이 줄면서 구직자들은 초봉이 다소 줄더라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좋은 취지에서 도입한 정책들이 임시방편 전략이 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