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붉은 피로 하나되자 횃불이여"

'용산 학살'이 발생한지 열흘째 되는 29일 밤에도 어김없이 용산 현장 앞에서 추모대회가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가한 네티즌 '보란듯이'가 추모시를 낭독하는 동안 추모대회에 모인 대열 뒤에서 횃불이 등장했다. 사회자가 "우리의 분노처럼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환호했다. 이어 "열사의 붉은 피로 하나되자 횃불이여"라고 구호를 외쳤다.

1월29일추모대회
△ 열사의 붉은 피로 하나되자 횃불이여 ⓒ 온라인뉴스팀

횃불을 들고 있던 한 네티즌은 "이 횃불은 촛불이 만든 것"이라며 "이제 촛불이 횃불이 됐다"고 말했다.

자유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네티즌 '권태로운창'은 "나는 언젠가부터 촛불을 들지 않았다. 한 손에는 분노를 다른 한 손에는 저항을 들었다"며 "철거민들의 아픔은 그들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영령들의 혼에 부끄럽지 않는 당당한 우리가 되기 위해 가슴을 쫙펴고 청와대 xxx를 잡는 그 날까지 당당하게 걸어나가자"고 촉구했다.

네티즌 '학현'이 참사현장 당시에 자신이 보았던 장면들을 설명하자 장내는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학현'은 "이제 물러서지 말자. 겁내지도 말자"며 "힘차게 투쟁해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고 적들의 횡포에 맞서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투쟁'이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도 "부도덕한 정권에 의해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그 앞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며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우자"고 다짐했다.

발언 중간 중간에 민중가수 지민주씨의 공연과 네티즌 '춘향'의 아리랑 공연이 진행됐다.

"아리랑은 모두가 하나되는 노래"라며 구슬픈 가락을 펼친 '춘향'은 이내 목이 메어 노래를 이어나가기 힘들어했고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며 응원했다.

1월29일추모대회
△ 추모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온라인뉴스팀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9시까지 각자 순천향병원으로 이동해 합동추모제를 진행했다. 횃불을 들었던 네티즌들은 추모대회가 끝나자 횃불을 소화했다.

'이명박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추모대회에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사회당 등과 아고라, 안티이명박카페 등 네티즌 단체 및 시민까지 총 300여명이 함께 했다.

* 이 기사는 주간 '진보정치'와의 사전 협의에 따라 게재하고 있으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