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이제와서 밝힌다. 윤석열과 소통을 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에는 비교적 자주 통화를 했고, 그 이후에는 짧은 통화를 했다. 내가 펴낸 ‘윤석열의 운명’도 그가 미리 알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관련해서 내가 따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대선 후보를 보호해 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통화를 하면서 1시간을 넘긴 때도 있었다. 여러 가지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아는 윤석열은 일반 검사와 달리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따라서 모든 분야에 보통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었다. 또 하나 솔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태도는 토론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여의도 어법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다보니 지적도 많이 받는다. 꼭 여의도 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 윤석열 색깔을 보여주어도 나쁘지 않다.

윤석열이 말의 꼬투리를 잡히고 있다. 전후 맥락을 보아야 하는데 일부분만 보면 엄청 실언을 한 것처럼 보인다. 19일 부산 해운대 발언도 그랬다.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했는데 전두환을 칭송했다고 비난받았다. 다른 후보 같으면 아예 전두환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은 거침이 없기에 자기 생각나는대로 말을 한 것 같다.

윤석열은 이날 부산 해운대갑 당협을 방문해 당원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는 분들도 많다"며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겼다"며 "경제도 금융, 예산 등 여러 분야가 있어서 다 그 분야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사람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제대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도 그런 말을 숱하게 들었다. 일반인들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가 대통령 후보라서 지적을 받는다고 하겠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자. 전두환 정권 7년도 우리의 역사다. 나는 그 때 대학을 다녔고, 군대도 다녀왔다. 잃어버린 7년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윤석열도 전두환에 대해 일정 부분 평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갖고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전두환 정권은 독재 정권이 맞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역사는 굴러 간다. 전두환은 아직 살아 있다. 그가 죽고 나면 또 다른 역사적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전두환 정권 때를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렇다. 그렇다 하더라도 윤석열이 전두환을 예로 든 것은 경솔했다는 평이다. 사실 전두환 정권은 금기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이 말 실수를 자주 한다고 주눅들 이유는 없다. 국민들은 오히려 솔직한 대통령을 좋아한다. 이재명처럼 거짓말만 일삼는 것보다 훨씬 낫다. 나도 윤석열과 통화를 여러 차례 하면서 느낀 바다. 대통령감으로 무난하다고 하겠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