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나는 조국이라는 사람을 한 번도 평가한 적이 없다. 폴리페서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으로 여겨왔다. 조국 자신은 스스로가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 눈에 비친 조국은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 정도로 다가왔다. 그동안 그의 행적이 그랬다. 한때는 바른 말 하는 사람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그 모든 게 위선으로 드러났다고 할까.

누구든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인간인 이상 흠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국은 그것을 감춘 채 두 얼굴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 판단이기는 하다. 그가 문재인 정권과 함께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수모를 안 당했을 지도 모른다. 학자 조국이 훨씬 나을 뻔 했다는 얘기다. 조국 역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 그 결과가 참혹스럽다.

조국은 윤석열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집안을 풍비박산 냈다고 할 터. 그런 점을 집중 부각시켜 지지자들의 동정을 사는 것도 사실이다. 조국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적어도 대깨문들한테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그가 SNS 활동을 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선동에 가까운 게 문제다. 조국이 트윗을 하나 날리면 난리가 나기도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던 광주 지역 카페 사장 배훈천 씨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의 트윗으로 여권 강성 지지층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나도 조국이 띄운 그 메시지를 보았다. 다분히 지지층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조국이 어떻게 하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의도를 충분히 잠작하고도 남는다.

배씨는 “조국씨, 광주카페사장의 정체를 태극기부대, 일베라고 암시하는 당신의 트윗 때문에 가게 전화를 자동응답으로 바꿔야 했다”면서 “달님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겠다는 당신의 관음증을 해소해드리기 위해 당신 트윗에 답글로 내 손가락(신상)을 모두 공개했으니 꼭 확인하시고 그 괴상망측한 호기심을 그만 거두기 바라오”라고 썼다.

조국의 트윗으로 ‘좌표’가 찍혀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전화 폭탄’, ‘문자 폭탄’이 쏟아졌고, 이 때문에 가게 전화를 자동응답으로 바꿨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앞서 조국은 자신의 트윗 계정을 통해 ‘[시선집중] 文 실명 비판했다던 광주 카페 사장님,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라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보도 내용을 공유했다.

조국이나 추미애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둘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는 것. 그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세상 편하게 산다고 할까. 둘의 공격 대상도 똑같다. ‘타도 윤석열’이다. 추미애는 대선에 출마할 생각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국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단다.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조국에게 충고한다. 남을 원망하지 말라. 그럴수록 자신이 더 초라해 진다. 용서하라. 그게 이기는 법이다. 인생은 짧다. 세상은 길고.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