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J형을 기다리는 참에 조한샘과 통화했다.

00 미술관에서 ‘포스트 모던’ 전시와 병행해 ‘포스트 휴먼’을 주제로 인터뷰 요청을 한 모양이다.

조한은 사회에 대해 생각 하면 할 수록 심신이 지친다고 했다. 사회현상과 본인의 상태 간 연결이 강한 경우라 인터뷰가 망설여 지는 가 보다.

일본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는 ‘삶과 잔인한 진실 사이의 관계를 풍자’해 ‘인생은 축제’로 요약했다는 김수연의 글이 떠올라 집에 돌아와 그 부분을 찾아 읽었다.  역시나 문장이 좋아서 찾은 부분부터 다시 읽히게 된다.

 

J형과 들른 종달리 식당 ‘릴로’에 새 매뉴가 나왔다. 호주식 발효 음료도 맘에 들었다. 식사 후 세화 책방 ‘풀무질’에 들러 문학동네 판 ‘백석시집’을 선물로 받았다.

백석시집을 도대체 몇 번 샀는 지 싶은데도 막상 찾으면 없다. 누군가에게 줬을 시집의 행방과 혹시 누군가를 떠 올려 보는 사이 책방 쥔 은대표님과 J형은 옛 성대앞 시절 향수에 취해 있다. 곧 빗방울이 잦아 들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나도 하게 된다.

 

나에게도 누군가 스트레스가 심할 때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으면, 삶의 비극을 떠올리면 다 잊히게 됩니다, 답하곤 한다.

비극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은(현실을 의식한다는 의미에서) 문득 나락에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욱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는 아이러니다.

어두운 구름에 놓여 있을 때 조차 노란 태의 유채꽃, 연둣빛 나무, 코발트빛 김녕 바다는 색을 잃지 않는다.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전격적으로 살다 가는 것인가 ...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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