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제주 서쪽 애월읍 장전리엔 세 동의 모양 다른 주택 사이 여섯평 남짓의 작은 돌집을 꾸며 만든 보배책방이 있다.

아직은 아침이라 잠깐 책방지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섰다. 모퉁이 마다의 보자기를 펼치니 책들이 모여 웅숭대는 푸근한 세상이 열린다.

 

제법 알려진 출판사 경력이 있다던 쥔은 난로나 내화벽돌, 방수포 사정엔 어둡던지 비나 눈에 꽤 시달려 온 듯하다.

그것도 잠시, 동쪽에서 건너온 또 다른 책방지기와 앉더니 ‘절판 된지도 모르고 팔았다’는 책 이야기로 좁은 공간을 달군다.

 

밖에 나와 둘러 보니 길 아래 쪽으로 귤밭이 있고 북쪽 하늘 흰 달 쪽으론 보통처럼 비행기가 지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노을이 붉게 물드는 걸 봤다. 다섯시 사십분이 절정인가보다.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을 선물 받고/ 파리 리뷰 인터뷰 <작가란 무엇인가> 1부를 선물했다.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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