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모든 병이 그렇지만 치매는 특히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고통을 겪게 된다. 치매가 심해지면 24시간 곁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그렇지 보통 일이 아니다. 인류가 대부분의 질병을 극복했지만 치매는 여전히 정복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세계적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기쁜 소식은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어제 뉴스를 보는데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치매치료제 임상 2상에 성공했다는 기사였다. 치매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터라 꼼꼼히 읽어 보았다. 분명 굿 뉴스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11일(현지 시각)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임상 2상 시험에서 치매 환자의 증상 진행을 32%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의 안전성 평가를 맡은 서던캘리포니아대의 론 슈나이더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 2상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른 치료제는 2상에서 모두 실패하거나 바로 3상으로 직행했지만 아직 알츠하이머의 근본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은 없다. 시중에 도네페질이라는 약이 유통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있고, 근본 치료제가 아니어서 이제나 저제나 치료제 개발을 기다려왔다고 할 수 있다.

릴리는 지난 2년간 알츠하이머 치매 경증과 중등증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비정상적인 베타 아밀로이드 덩어리로 인해 유발된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뇌영상을 촬영해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된 환자를 임상시험에 참가시켰다. 연구진이 4주 간격으로 항체 치료제 도나네맙과 가짜약을 투여한 결과 도나네맙을 투여한 환자는 인지능력 감소 속도가 가짜약 투여군보다 32% 낮았다고 했다.

한국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나선 바이오 기업이 있다. 바로 신약개발 기업 메디포럼이다. 천연물 치매치료제인 PM012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앞서 메디포럼은 2018년 9월 식약처로부터 2b/3상 승인을 받았다. 현재 환자등록을 받고 있는 상태다. 메디포럼 관계자는 “전임상 시험 등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잔뜩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역시 정복할 날이 올 것으로 본다. 릴리와 메디포럼에 기대를 걸고 있는이유다. 전세계 치매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누구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메디포럼 치료제는 부작용이 없어 더 기대를 모은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새 역사를 쓰기를 바란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