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시골집에 나이먹은 호두나무가 있다. 봄의 한파를 비롯해서 그 궂은 날씨를 잘 견디었다. 나무를 키우고 꽃을 피우고 무더운 날에는 그늘도 만들어 주었다.

나이먹은 호두나무는 튼실하지는 않지만 올해도 나름대로 호두열매를 맺어주었다. 그야말로 선방했다.

 

전에는 호두를 따려고 가지를 흔들고 긴 대나무 장대로 가지를 때리면서 난리 부루스를 쳤었다.

올해부터는 호두가 그냥 떨어 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떨어지다 깨어지는 것들도 제법 생기지만 그저 바라 보기로 했다.

2개월전 산촌과 서울을 오가던 생활도 접었다. 은퇴생활의 시작이다. 그래서 올해는 후두를 따지않고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보기로 했다. 지붕위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톡!톡! 들린다.

올해는 다행이도 열매가 떨어 지는 시기에 거친 태풍이 없어서 호두알들이 잘 메달려 주었다. 매일 호두알을 주은지도 3주는 된 듯하다.

 

이제 나이먹은 호두나무는앙상하다. 3일에 한번씩은 낙엽을 태운 것 같다. 호두나무 낙엽을 태우는 날도 이제는 몇일 안 남은 듯하다. 낙엽도 자꾸자꾸 줄어든다.

낙엽이 화려하게 탄다. 제아무리 화려한 자태를 뽑냈고, 낙엽마저 화려하게 타지만 10분내로 잿더미로 된다.

 

나이든 호두나무야, 올해도 선방 하느라 수고 많이 했고 몇 알 남지 않은 호두도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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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서울에서 정보기술(IT) 업계에 30년을 종사 하다 현재 경남 거창을 오가며 임야를 가꾸고 임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글 사진=윤창효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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