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제주에선 1:1의 경제적 관념이 확고하다. 하나를 주면 하나를 갚는다.

손익(損益)에 밝은(理致) 주체와 / 집단으로 퉁쳐지지 않는 ‘개인’에 대한 인식이 공존한다.

서로의 형편을 이해하는 유대감 있는 공동체이자, 개인의 기여 정도에 대해 두리뭉실하게 넘어 가지 않는 책임 윤리를 강조한다.

 

이때의 윤리는 농어촌 경제 관계에 조응하는 듯 보이지만, 섬이 곧 마을이자 국가 일 수 있다는 가상의 실체화와 / 4.3으로 상징되는 구별과 폭력으로 인해 더욱 확장 심화된 게 아닐까.

제주는 생산 수단(바다와 목장)을 공유해 왔다는 점에서는 다수 집합의 협동조합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제주만의 특징은 아니나 현대 한국사회가 해체된 공동체의 회복을 고심하는 편이라면/ 제주는 활발한 경제 공동체와 공동체성의 시대상이랄까.... 도시와 농촌의 경제적 상부구조의 변화 뿐 아니라, 국가관+공동체관+개인관이 중층적인 영향을 준 복잡계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지금의 고민은 내 수준이 낮아서 그럴수도 있다. 공동체의 분쟁을 다루는 방식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그럴수도 있고, 문화도시라는 어리숙한 담론에 일상의 삶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일수도...

웹진 ‘제주는 섬이다(jejuisisland.com) 3호의 ‘접’(계의 형태) 문화를 보면, 개인은 수개의 소집단 구성원이자 여러 소집단 동심원의 구심이 된다.

나 역시 고딩 때 빵계, 구두계를 만들었던 기억도 난다. 어느덧 나는 제주의 일부가 되려는 방향에서 사고 하고 있다. 싫든 좋든 내 반은 전주, 지금의 나는 제주다. (2020.10.4)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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