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건축가 김석윤 선생님을 산지천에서 만났다. 일제 이후 무너진 성곽 주춧돌까지 수장(매립) 되면서 개발된 제주항으로 산지천 일대는 근대 제주의 중심 상권으로 부상했다.

눈 앞에 전후 근대 건축물을 일별하며, 하나하나 기억을 더듬어 설명하시는 통에 눈에 잡히듯 그때의 장면들이 지나간다.

언젠가 전주에서 명절 앞두고 찾아 뵙곤 하던 장명수 선생님께 도심 발달 과정을 듣던 날도 생각났다.

 

대화할수록 긴 시간은 촌분같이 지나고, 당대의 일들은 마음 속에 감긴다.

오후엔 선흘리에 있는 볍씨학교(대안학교)를 찾아 차를 마시고, 명도암 인근에서 와인을 마셨다.

명절의 시작이라 홀가분하고, 막 차오르는 달은 검은 구름을 벗어나려 힘껏 발을 구른다.

 

잠시 끔찍한 세상 일은 멀리 하고, 이제 막 평화롭게 발화하는 세상에 머물렀다.

풀벌레가 노래하듯 자유롭게 ... 가슴 따뜻한 명절 맞으시길 ... (2020.9.29)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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