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IN이슈=지용진] 비대면 언택트 시대에 마땅히 이 땅의 중장년층이 갈 만한 곳이 없음을 한탄한다. 과연 성인들을 위한 공간이란 어디일까. 퇴근 후 여가를 즐길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국적 풍토에서 술집에 옹기종기 모여 음주를 즐기는 중년들의 풍경이 측은해 보이기만 한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영국은 일년 내내 비가 내리는 곳이다. 그때문인지 이른바 펍(Pub) 이를테면 선술집이 발달됐다. 여기서 음료도 마시고 노래도 하며 공연도 즐긴다. 비틀즈도 이 펍에서 탄생했다. 한국에도 선술집도 있고 단란주점도 있다. 다만 대중 친화적 공간으로 분류하기 힘든 유흥시설일 뿐이다.

중년들이 즐기는 문화가 술 한잔 마시고 돌아가며 노래를 즐기는 음주가무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여흥과 문화가 공존하는 영국식 펍까지는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그렇다고 현실이 그러니 여기서 멈추자면 의미가 없다. 중장년층을 끌어드릴 문화적 공간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자발적 형태의 문화 거점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60년대에서 70년대 생으로 대표되는 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세대들에 비해 그들의 취향에 충실하다는 특성이 있다. 오타쿠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분명한 세대들이다. 40~50대를 맞이한 그들이 경제력을 갖고 있음도 주목한다. 이들의 취향을 만족할 공간의 출현이 먼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전반적인 부분에서 이뤄진다고 보긴 아직 힘들다. 이들을 묶는 구심점은 아직 낯설고 멀다.

주목할 것은 주민자치 프로그램의 활용이다. 퇴근 후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테고 어학 또는 취미를 위해 모일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관리와 운영에 있어 주민센터의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도 주목된다. 여기에 적절한 기획 의도와 실행이 가미된다면 신 중년의 문화 거점으로서 역할은 기대해 볼 만하다.

지역의 커뮤니티의 역할도 눈여겨 볼만하다. 단절된 패턴의 공동 주택 문화에 있어 소통의 창구 역할을 통해 작은 소지역 문화 벨트의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여기에 해당 지자체의 장기적 투자가 병행된다면 괄목할 성과는 아니더라도 단기적 성과는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분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도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중장년들이 모이는 공간의 마련은 앞으로 중장년이 될 세대에게 적용될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부드러운 연착륙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효과도 가진다.

여가는 특정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또 일하는 세대에게도 적용되는 8시간 여가의 자유론 상상력의 발휘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편협에서 벗어날 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정관념이 지니는 한계적 상황인식은 곤란하다. 사람이 모이면서 창출되는 시너지와 조화로움을 감수하는 유연한 내용을 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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