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민주주의 벗어나 2020년에 걸맞은 현재의 민주주의 찾자

▲ 고양시의 민주주의는 추모 아닌 실천

[고양=광교신문]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자 6.10 민주항쟁 33주년이다.

이에 고양시는 시가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20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의 방향 및 구체적인 계획을 6월 5일 밝혔다.

고양시는 민주주의가 구호와 추모의 대상으로만 시민들에게 인식되는 것을 경계한다.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시민의 삶 속에 충분히 스며들고 작동할 때 이 시대에 걸맞은 민주주의로서 거듭 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정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양시는 작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한 달 간‘민주화운동 기념기간’을 운영했다.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기념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확대하기 위해‘고양시 민주화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2019 고양시 민주화운동 기념기간은 ‘진실·민주·평화가 꽃피는 고양시’를 주제로 5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1개월 간 진행됐다.

전국 최초의 민주화운동 기념기간 첫날,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한 민주주의 선포식을 열고 각계각층이 패널로 참여한 민주·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독일특파원 힌츠페터가 촬영한 1980년 5.18 영상 상영회와 5.18 사진전도 무료로 열었다.

고양시 청소년 및 청년들과 함께 5.18 주먹밥 만들기, 5.18 플래시몹 행사를 진행해 40년 전 광주시민이 보여준 뜨거운 연대를 고양시에서 재현했다.

행사는 약 800여명의 고양시민이 함께 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6월에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도 이어졌다.

토크콘서트, 6.10 민주항쟁 걸개그림그리기, 6.10 항쟁 노래극 등 107만 고양시민과 함께 1987년 민주화 성취의 기쁨을 공유했다.

5.18 민주화운동, 6.10 민중항쟁의 계보를 이어 21세기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연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 토론회와 6.15 기념 강연회가 열렸는데, 통일시대 남북표준도시를 준비하는 고양시를 향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올해 고양시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시민의 일상에 보다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민주화의 일상화’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명사 초청 강연회 및 시민 정책 제안 토론회를 통해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방법을 논한다.

하반기에는‘고양 민주주의 학교’가 새롭게 개소할 예정이다.

고양 민주주의 학교는 관내 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고양시와 인근 도시의 민주화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민주주의를 토론하는 체험형 민주주의 배움터로 꾸며진다.

민주주의와 관련 된 시민들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모아 기록하는‘사람책 만들기’프로젝트도 한 달여간 진행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민주주의가 모여 고양시의 현재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이룬다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6월에는 더 많은 시민이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일산문화광장 및 호수공원 일대에서 민주주의 장터도 열릴 예정이다.

몸으로 만드는 민주슬로건, 민주탑 쌓기, 민주화 관련 개인소장품 전시 등 다양한 민주주의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단, 코로나19 진행여부에 따라 행사일정은 변동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고양시는 반민주적·반인권적 행위에 의해 인권유린과 폭력 등이 자행된 사건을 법정에서 왜곡·은폐하는데 가담한 이들에 대해 고양시 산하 6개 공공기관의 취업 제한 등을 담은 특별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을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오늘날에도 민주주의 가치가 유효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메시지에서 민주화운동은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이며 과거가 아니라 현재임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아파트 경비원 갑질 사건’에서 보듯이 인권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는 전국 최초로 ‘고양시 공동주택 경비원 인권증진에 관한 조례’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점자민원 업무안내 책자 배포, 장애인 대중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한 무장애 버스정류장 개선사업, 공공청사 휠체어 경사로 확보 등 일상 속 놓치기 쉬운 인권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제2차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해 인권행정의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권영향평가의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행정 전반에 인권영향평가를 확대시켜 공무원의 인권 인식을 높이고 고양시 모든 행정이 인권에 기초하도록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고양시에 인권 친화적 문화가 확산되도록 인권 홍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6월 1일부터 2020 고양 인권작품공모전을 개최한다.

고양시에서는 처음으로 인권을 주제로 삼았다.

공모전의 주제는‘인권은 가까이, 차별은 거리두기’로 새로운 일상이 된 코로나19 방역수칙처럼 인권도 생활 속에서 늘 실천하자는 취지이다.

공무원 및 시민 대상 인권교육과 인권영화제, 인권문화제도 계획 중이다.

끝으로 이재준 고양시장은“민주주의는 흘러간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서 생생히 작동해야 할 일상의 한 부분”임을 강조하며 “고양시의 민주주의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으로 거듭나도록 시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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