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은수미 성남시장

 

[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사실일리 없습니다, 믿을 수 없어요, 이건 아닙니다”

2002년 쯤일 것입니다. 서울대 학부 사회운동 강의에서 5.18 다큐 <5월, 그날이 다시오면>을 틀었습니다. KBS 일요스페셜로 이미 방영된 화면이라 그렇게 경악할 것이라 생각치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 보았다 여긴 것도 판단착오였습니다.

1982년 초.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었기에 믿기 어려웠습니다. 지하복사판(그때는 그렇게 불렀지요)으로 손에 손으로 건네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을 읽으며 밤새 울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였듯 저도 그렇게 광주를 접하며 학생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정이 제 삶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40주년을 맞으며 다시 묻습니다. 5.18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는 지금 무엇일까, 공공선이란 어떤 것일까.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며 이 질문은 더 절박하게 다가옵니다. 뚜렷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5.18을 겪으면서 만들었던 1987 민주화, 성수대교(1994년)와 삼풍백화점 붕괴(1995), IMF의 추락을 겪으면서도 쟁취했던 민주정부, 세월호와 메르스를 감당하며 이어간 민주주의.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5.18 진실 규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고, 다시는 “사실일리 없습니다. 믿을 수 없어요. 이건 아닙니다”, 는 경악과 눈물이 터져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 희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코로나19를 넘고 불평등과 혐오를 없애며 사람을 소중히하는 미래를 우리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5월 영령과 유가족, 부상자들과 시민들에게 말로 다하기 어려운 감사를 전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글 사진 : 은수미 성남시장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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