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오랫만에 반가운 정치뉴스를 보았습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신임원내대표께서 '광주의 정신'을 언급하면서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된 광주정신에 대한 폄훼를 사과하고 당 일각에서 발생한 광주정신에 대한 잘못된 발언을 개인의 일탈로 규정했습니다. 개인의 일탈이라면 당의 공식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총선이후 변화해가는 새로움입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이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저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보통 군에 남아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가는게 일반적인 삶입니다. 하지만 1997년 김대중 당시 총재를 지지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로 결정했고 오늘날 화성시장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5.18은 저 역시도 어린 시절에 겪은 일입니다.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당시 광주의 진상을 알기도 어려웠고 어른들이 숨죽여 하는 대화는 제가 알아 들을 수 없는 얘기였습니다. 

광주의 진실을 알게된 것은 때는 제가 사관학교를 다니고 있어 입과 눈과 귀가 모두 조심스러웠습니다. 

1979년에 이어 1980년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격변기였습니다. 장기간의 군사독재가 막을 내리는 듯 하더니 다시 새로운 군부세력에 의해 국가권력이 장악되는 쿠테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광주시민들은 숭고한 항전에 나섭니다. 당시 누구도 외치지 못했던 정의와 진리의 깃발을 용감히 들었고 수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광주의 위대함은 여기에서 발견됩니다.

제암리 순국현장에 갈 때 마다 일제의 만행에 분노하는 마음처럼, 광주에서 벌어진 자국 군대에 의한 자국민 살상에 분노합니다. 제암리는 남의 나라 군대와 경찰에 우리 국민이 당했다고 하겠지만 광주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더 아픈 역사의 상처입니다.

독일에서는 '나찌'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면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말하는 자유도 없냐'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독일은 '나찌'의 경험을 통해 그런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우리사회도 이런 품격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광주의 숭고한 항쟁이 북한 특수군에 의해 선동된 사건이라 주장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냥 듣기에도 앞뒤가 맞지도 않는 얼굴지문을 이용해서 몇번 광수라 지칭하는 코미디가 국회안에서 벌어졌습니다.

주호영 신임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런 일에 대해 더이상 미래통합당 내에서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반대편에 있다 하더라도 우리사회의 상식에 기반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그게 대한민국의 정치가 한걸음 나아가는 첩경입니다. 그래서 제가 반갑다는 말씀까지 드린 겁니다. 

미래통합당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과거의 광주를 미래의 광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진실을 밝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고 광주를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만드는 일이 그 다음입니다.

우리가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역사 그 자체가 미래를 꾸려가는 소중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광주정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꾸려가는 아주 소중한 역사의 기록이며 대한민국 정신입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며 추모합니다. 비오는 날이라 그 추모의 마음이 더욱 깊어집니다.

 

* 글 사진 : 서철모 화성시장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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