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못 살아도 하는 수 없다. 가보자.

산막의 입구에 차량의 진출입을 편하게 하느라 굴삭기로 손을 보고 나니 급경사지가 생겼다. 지난 겨울과 봄을 나면서 땅이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흙이 많이 흘러내렸다. 

돌을 경사지 끝까지 쌓지 않는 한, 풀이 나서 흙을 잡아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풀이 흙을 잡아 주기를 기다리려면 하세월이다.

 

게으른 초보산꾼이 부지런함에 도전한다. 키우고 있는 3년차 산마늘 모종을 옮겨 심기로 한다. 어차피 지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서 좁게 살고 있는 터다.

무엇보다 산마늘은 봄에 제일 일찍 나오는 식물이라 이른봄에 최상의 관상 식물이다. 이른 봄에 아주 멋지다. 

문제는 경사지 흙이 다 까지고. 경사도가 80도는 족히 된다. 딱딱 해진 벽면에 구멍을 뚫고 모종을 쑤
심어야 한다. 조각가 시늉을 내는 건가. 좁은 발판을 만들어 버팅기며. 서서 망치로 구멍을 내고 모종을 쑤셔 넣고 흙을 채워넣는다.

 

산마늘은 머리만 대면 자리 잡고 사는 쎈놈 들이다. 하지만 모종 이식 시기도 살짝 지났고. 기온은 뜨거워  지는데 살아 남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운명은 네 탓이다. 게으른 초보산꾼의 부지런함이 막무가내 시도로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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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서울에서 정보기술(IT) 업계에 30년을 종사 하다 현재 경남 거창을 오가며 임야를 가꾸고 임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글 사진=윤창효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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