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내가 고문으로 있는 메디포럼. 치매치료제(PM012)를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이다. 최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PM012와 성분이 비슷한 명민원골드를 먹은 치매환자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 환자는 81세 할머니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 시험을 했다. 12주간 환자를 관찰했다. 아들이 이 기간 동안 관찰 일지를 작성했다. 병원 조사 결과 약을 먹기 전 MMSE-K 22(치매수준)에서 3개월 후 26(정상)으로 올라갔다. 24부터 정상 수치로 본다. 현재 다른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중이다.

대형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명민원골드를 먹고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이처럼 수치화한 자료는 없었다. 메디포럼은 현재 전국 30개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2b3상 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 시험은 시간이 오래 걸려 효능시험을 미리 해본 것. 앞으로 효능시험 결과도 모아지는대로 논문을 낼 계획이다.

잘 알다시피 현재까지 치매치료 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우리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분야에 작은 중소기업인 메디포럼이 팔을 걷어붙히고 나선 것. PM012는 천연물 신약이다. 무엇보다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다. 약물 독성 실험 등을 거친 결과다. 시판 중인 치료약이 있기는 하다.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약품은 독성이 너무 강해 복용할 경우 식욕감퇴, 성욕감퇴,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환자들이 이들 치료제를 기피하고 있는 이유다.

앞서 화이자, 존슨앤존슨,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치매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다. 또 시중에 나온 약제는 ‘치료’라기 보다는 억제와 진행은 늦추는 데 그치고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홍나래 교수는 “치매치료제는 회복된다기보다 악화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메디포럼은 2018년 9월 국내최초로 2b3상 임상 승인을 받았다. 이것 만으로도 자못 의미가 크다. 임상시험이 최종 성공하면 제품화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들도 안심하고 약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치매치료제 개발에는 국가적 관심도 필요하다. 행정상의 지원은 물론 개발비도 지원했으면 좋겠다. 임상 시험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수백원~수천억원은 기본이다. 메디포럼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작은 자부심을 느낀다.

전세계 치매 환자는 2010년 3600만명에서 2050년에는 약 3배 증가해 1억1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도 2010년 48만명에서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가정이나 이웃에서 치매환자를 보기는 어렵지 않다. 치매는 본인의 삶도 피폐화시킬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여간 고생하지 않는다. 메디포럼이 치매치료제 개발의 신기원을 열었으면 좋겠다. 노년의 보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