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선후배와 4.3평화공원에 들렀다. 

너른마당에 둘러선 비(碑)에는 이제막 눈에 익은 동네 이름에 맞춰, 죽은 해의 사람들 이름이 열 지어 새겨져있다.

 

일행은 누군가의 기억을 전해 들려주며 걷다, 어느덧 육지의 유형지에서 돌아가신 행방불명 위령자의 묘역에 도착했다. 

5천여명의 제주인이 제대로 된 제판도 없이 형량도 모른 채 육지로 끌려 나가 불귀의 객이 되었다.

전주형무소에서도 예비검속으로 들어 온 많은 제주 분들이 돌아가셨지...

 

제주 무가에 나오는 ‘서천꽃밭’의 서역은 이승과 저승 사이 어느곳이라는데, 그곳에 망자의 영혼을 달래고 되살리는 꽃밭이 있다데, 

오늘은 제주 누구나의 가슴에 붉은 꽃이 피겠지만, 그것이 ‘서천꽃밭’에 이르러 되살아난 영혼을 바라는 것도 같다. 

오늘은 4월 3일. 
고요하고 맑은 오후를 지난다.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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