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그렇습니다. 돈에는 이름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돈을 인출하거나 입금하면 모두 기록에 남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개인이 2천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인출하면 금융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합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굳이 현금을 많이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송금이 가능한데 굳이 현금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개인의 과도한 현금인출은 목적을 확인하는게 선진국의 공통정책입니다.

그런데 입출금 기록도 아예 남기지 않을 수 있는 돈이 바로 ‘무기명채권’입니다. 이름을 쓰지 않는 채권이죠. 이 채권은 검은 돈거래에 쓰이거나 부당한 상속, 증여에 사용되어 가급적 공정한 금융질서를 위해 발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민주당에서 급한 경제위기의 불을 끄기 위해 무기명 채권 발행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면 그 채권을 사기 위해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놓을 것이고 국가는 그 돈을 일정한 기간동안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에 쓰게 됩니다. 

외환위기 당시 3조8744억원 발행 이후 22년만에 발행되는 것입니다. 그때 무기명 채권이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인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당하게 상속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때문입니다. 인기가 있으면 당연히 금리를 낮춰야 합니다. 

상속을 위해 무기명 채권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50%에 육박하는 상속세보다 -10%짜리 무기명채권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너스 금리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저는 가급적 금리가 최소 -5% 정도는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합니다.

상속의 과세 수입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경제 위기에서 자금조달은 현실의 문제입니다. 부의 대물림이라는 검은 그림자 속에서 서민은 또 허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제위기에서 무기명 채권을 발행한다면 현실을 인정한 최대한의 마이너스 금리 설계로 그나마 시민들의 허탈함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돈이 많아서 이런 수단 없이도 달러 찍듯이 찍어낼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말입니다.

 

* 글 • 사진 : 서철모 화성시장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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