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MBC. 영혼이 없는 방송사로 전락했다. 정권 찬양 방송이라고 할까. 나는 노조도, 기자들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논조를 감시하는 게 노조인데 한통속으로 비친다. 불행한 일이다. 기자들도 마찬가지. 적어도 정권의 나팔수, 어용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비판하지 않는 언론은 있을 이유가 없다. MBC는 각성하라.

내가 이 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솔직한 나의 느낌이다. 내가 MBC를 보지 않은 지는 20년이 넘었다. 언론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까닭이다. 안타깝기도 하다. 나는 1986년 12월 언론사에 입사했다. 그 당시만 해도 MBC는 언론 지망생들이 가장 선망하던 곳이다. KBS보다 훨씬 나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색깔도 없다. 시청률도 바닥이다. “아직도 MBC를 보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 게 MBC의 현주소다.

“MBC가 용기를 내서 바르게 보도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 선생님도 흐름을 아시겠지만 권력과 언론의 유착, 특히 일부 정치 검찰과 썩은 언론인 채널A의 더러운 유착은 뿌리뽑지 않으면 안될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내 글에 달린 댓글이다. 아마 MBC는 이런 독자들을 겨냥해 보도를 내보낼 것이다. 그러나 MBC의 속셈은 훤히 드러난다.

MBC 박성제 사장부터 비판한다. 그는 사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사장 자리에 올랐다. 낙하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도국장 시절 한 라디오 방송에 나가 작년 조국 사태 당시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이 100만이라고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런 말을 한 때문인지 얼마 전 사장이 됐다. MBC로서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MBC는 어용을 자처한다고 할 수 있다. 거의 대부분 보도가 친 정부 성향이다. 옛날 KBS가 그랬다. 5공 당시 “땡전”뉴스라고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뉴스를 맨 앞 꼭지에 보도했던 것. 지금 MBC가 그렇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MBC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고 본다. 어떻게 일부 대깨문, 문재인 지지자들을 보고 방송을 하는가. 방송은 모두의 공기(公器)여야 한다. MBC는 그것을 망각하고 있다.

진중권도 MBC를 저격했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은 보수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고, 진보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지만 언론은 언론이어야 한다”면서 “얼마 전부터 MBC는 아예 사회적 흉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툭하면 권력과 한 팀이 되어 조직적으로 프레이밍(틀짜기) 작업을 하는 게 심히 눈에 거슬린다”면서 “굳이 그 짓을 해야겠다면 제발 눈에 안 띄게 기술적으로 했으면 한다. 속이 너무 뻔히 들여다 보여서 눈 뜨고 봐주기 괴롭다”고 지적했다.

다시 한 번 MBC에 당부한다. 언론이기를 포기하지 말라. 지금 하는 짓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정권은 오래 못 간다. 길어야 5년이다. 왜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가.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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