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1: 조선일보가 너무 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27일 천안함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가족 할머니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이 장면을 김정숙 여사가 심각하게 바라보자 그것을 문제 삼아 기사를 다뤘다. "김정숙 여사, 천안함 엄마를 노려봤다" 누리꾼 갑론을박. 이 같은 제목을 달았다. 자극적인 표현이다. 김 여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랬을 터. 굳이 이런 제목을 뽑을 필요가 있었을까.

#2: 그러니 기레기 소리 듣는 겁니다. 나라에 도움이 1도 안 되는 글 파는 회사는 폐간이 답입니다.

#3: 영부인이라면 자식 잃은 어미의 어깨를 함께 다독여야 하지 않을까요?

#4: 눈은 그 사람의 마음인데~ 영부인의 눈빛이~ 하기야 억지로 와서 마음이 불편한데 거기에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 좋은 눈빛이 나올 수는 없었겠지~ 당연히 노려볼 수밖에~

#5: 별로 너무한 기사 같지 않습니다. 사실 여부야 알 수 있겠습니까만 사진에 정지된 표정의 눈빛이 유족 할머니에 대한 애처로운 감정의 눈빛 느낌은 못 느꼈습니다.

#6: 누가 그 신문을 신뢰합니까?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이처럼 의견이 갈린다. 조선일보가 노리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만 30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이런 기사를 보면 씁쓸하다. 기사 소재가 되고 안 되고는 기자가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다. 기자가 직접 쓴 것인지, 아니면 데스크의 지시를 받고 쓴 것인지는 모르겠다. 경험칙상 데스크의 지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말하자면 조선일보 컨셉에 딱 맞는 표정이었다는 얘기다. 보통 대통령 영부인의 표정은 자상하거나 웃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김 여사의 표정은 정 반대였다. 얼마 전 청와대서 봉준호 감독 일행과 오찬 도중 파안대소하는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거기에 착안해서 기사를 다룬 것 같기도 하다. 김 여사를 비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재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조선일보를 비판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본다. 조선일보가 욕을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최고의 신문이라면 보다 품격이 있어야 한다. 지엽적인 모습을 갖고 꼬집는 것은 1류 신문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만약 대통령이 그런 표정을 지었다면 비판할 수 있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봐 못 마땅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것을 갖고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조선일보 역시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조선일보 지면에서는 문 대통령 칭찬을 볼 수 없다. 물론 문 대통령이 잘 하는 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더러 잘 할 때도 있다. 그 때는 칭찬하거나 평가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매우 인색하다. 나도 문 대통령을 줄곧 비판해 왔다. 하지만 더러 잘 할 때는 칭찬도 한다. 밉게 보면 이쁘게 하는 행동도 밉게 보이는 법.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되 애정도 필요하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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