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한가한 휴일 오후 철지난 바닷가를 걸었다.

맨발로 걷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하며, 그러나 잠시 눈 감으면 나는 자유렸다만,

엊그제 밥집에서 친구들과 ‘하루키’의 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그 번역가 ‘유유정’이 화제가 되었다. 유유정은 김난주같은 번역가가 나오기 전 하루키 소설 대부분을 번역했던 사람이다.

 

그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번역에 매료되었던 터라, (이십년 전 쯤이던가..) 유유정이 할아버지라는 소릴 듣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그저 놀랐다기 보다 어떤 불가해한 사실을 듣는 기분이었다. 

막 서른이 되어가던 나에게도 낯선 감각을..., 그 49년생 하루키와 나이든 번역가 유유정이란 존재의 불가분성이 불러오는 묘한 위화감이랄까...

 

바닷가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지나간다. 예술은 민감하고 일상은 둔감하다지만, 지금은 그 반대가 되어 있다. 

걷다보면 자연의 아름다움마저 캡슐에 가둬버리는 것아닌가 싶을, 이 필사적인 생존감각이란 ...

번역가 유유정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검색해 봐도 그 개인에 대해 별로 알려진게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암묵적 세계에 대한 탐사로 그 삶을 실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 는 말은 인생이란 그 만의 영감에 따라 살아 가고 싶은 날마다, 였다는 뜻으로도 읽히지 않을까... 

곧 저 바다와 같이 투명하게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만...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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